봄이 저마치오면 온몸이 근질거립니다. 해마다 이맘때입니다. 그러면 집안 여기저기를 정리하고 베란다도 정리하며 꽃가게를 기웃거리게 됩니다.
봄이 오는데 화분 하나도 들여놓지 않는다면 봄에게 미안할 것 같아 해마다 구입하게 되지만, 어떤 땐 꽃이지고 바로 시들해지고 또 어떤 땐 몇 해동안 잘 자라다가 어느날 죽어 버리더군요. 그래서 두어번 집안의 화분대와 화분을 정리했지만, 이듬해 봄이 올 때즘엔 다시 꽃가게를 기웃거렸고 화분을 구입하게 되었기에 이제 화분 정리는 손을 놓았습니다. 그래 이게 사는거지 하면서요.
이틀을 베단다를 정리했습니다.
워낙 좁은 베란다에 장독이며 빨래건조대, 화분이 있다보니 정리를 해도 빛이 나지 않지만 다시 모조리 꺼내어 또 다시 그 자리에 그대로 대부분 놓습니다. 그리곤 팔과 팔목이 아파 파스를 붙이고는 혼자 봄맞이한 듯 생색을 냅니다.
비록 좁지만 몇 가지 식물이 있는데, 현재 게발(크리스마스)선인장이 꽃을 많이 피웠습니다.
게발선인장은 브라질이 원산지며 겨울철에 꽃이 피기때문에 크리스마스선인장이라도 하며, 게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하여 게발선인장이라고 불립니다.
실내에 두면 꽃이 빨리 시들기에 베란다가 적당하여 베란다에 두는데 사실 이 꽃을 보는 이는 저 혼자입니다. 그래도 빨래를 널거나 걷을 때 눈길을 주며 해가 좋은 오후엔 커피잔을 들고 서성이기도 합니다. 번식력이 좋고 생명력이 강하여 툭 잘라 다른 화분에 심어두면 뿌리가 내립니다. 꼭 이만한 화분을 만들어 겨울에 친정에 드렸습니다. 꽃 좋아하는 엄마 꽃구경 실컷하셔요 하면서요.
게발선인장 아래의 흰꽃이 핀 식물은 이베리스입니다.
1월 초 경화시장에서 눈꽃이라고 부르는 이베리스가 예뻐 한포기 구입하여 제법 큰화분에 심었는데 꽃이 잘 피며 조금 번졌습니다. 서양말냉이류로 백설공주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합니다.
베란다는 기역(ㄱ)과 니은(ㄴ)을 합한 모양이기에 참 애매하며 그저 혼자 왔다갔다 해야 하는 공간으로 전체 모습을 사진으로 찍기에도 애매하지만, 대충 아래 모습을 합쳐 생각하면 됩니다.
화살표가 있는 큰걸이화분은 긴병풀꽃으로 꽃집에서 누운주름잎이라고 알려주었기에 그동안 누운주름잎으로 글을 쓰기도 했는데, 꽃은 비슷하지만 덩굴이 나가는 모양이 다르며, 작은 걸이화분은 러브체인인데 지금은 겨울끝이라 덩굴이 말랐지만 봄이 되고 여름이되면 절정을 이루는 식물입니다.
그리고 로즈마리가 있으며 구문초, 향부추, 사랑초, 천냥금, 홍페페, 테이블야자가 있는데, 테이블야자는 몇 년간 실내에서 키웠는데 물주는 일을 게을리 했더니 말라가기에 마른잎을 정리하여 햇빛과 바람과 물을 공급중입니다.
어제 오전 엄마 약을 타기 위해 시내 병의원에 들린 후 중앙시장 꽃집에 가볼까 했는데 약을 타고나니 집에 오고 싶어 바로 버스를 탔습니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근처 농협 하나로마트에 작은 화초를 팔았기에 내심 기대를 하면서요.
하하 하나로 마트에 가니 역시 봄꽃이 여러종류 있었는데 그중에 칼랑코에, 꽃기린, 원예용다알리아, 철쭉을 구입했습니다.
계산대에서 어떻게 들고가지요 하니, 작은 박스에 담아가라고 하기에 감귤박스에 담아 마트 장본 것은 또 다른 손에 들고 어정쩡하게 들고 마을버스를 타고 왔습니다.
시장본것도 정리않고 텃밭으로 가 적당한 화분을 들고 친정에 가서 색이 다른 칼랑코에와 화분에 넘치는 천냥금 몇을 뽑아 왔습니다.
이제 진짜 봄을 만들건데요, 흙과 마사를 섞은 후 유기질비료를 섞어주고, 화분의 큰구멍은 화분용깔개를 깔아주며 작은 여러개의 물빠짐 구멍은 자갈을 바닥에 깐후 유기질비료를 섞은 흙을 넣어줍니다.
분갈이 준비완료입니다.
구입한 화분은 임시화분이며 작기에 화초를 적당한 화분에 옮겨심어야 하는데, 식물은 금방 화분에 넣은 듯 물이 축축하기도 하며, 어떤 식물은 바짝 말랐는데, 뿌리를 감싸고 있는 진흙은 털어주며 마른 식물의 뿌리에 붙은 흙 역시 살살 털어줍니다.
그리곤 흙을 조금 넣어둔 화분에 식물을 넣어 흙을 고르게 채워준 후 물을 주는데, 꽃엔 물을 주면 안되는데 물뿌리개를 이용하여 물을 주었더니 꽃도 흠뻑 젖었습니다.
화분관리가 생각만큼 따라주지 않는데요, 물주기 때문입니다. 식물마다 물이 필요로 하는 시기가 다르다보니 구입한지 얼마되지 않는 식물이 죽기도 하는데, 이때는 보통 물을 많이 주어 그렇습니다.
물주는 주기를 대략 아는 방법은 간단한데요, 젖어 오므라든 솔방울을 화분에 꽂아준후 솔방울이 활짝 펴지면 식물이 물이 필요로 하는 시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꼭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초보라면 한 번쯤 응용해보셔요.
마른 솔방울을 물에 2~30분간 물에 담가두면 솔방울이 오므라드는데, 오르라든 솔방울을 화분에 꽂아두면 화분에 수분이 증발하면 솔방울이 원래처럼 펴집니다.
물이 빠진 화분을 정리대에 정리하니 봄 같습니다.
꽃과 천냥금 열매에선 향기가 없다시피하지만 로즈마리에서 은은한 향이 나기에 오후의 부드러운 햇살과 로즈마리향기로 진짜 봄 가운데 서 있는 것 같습니다.
꽃기린, 다알이라, 칼랑코에, 철쭉꽃입니다.
꽃기린은 일년내내 꽃이 피는 식물로 꽃이 솟아오르는 모습이 기린처럼 생겨 꽃기린이라고 부르며, 선인장 종류이기에 물은 잊고 있다가 한 번씩 주면 됩니다.
꽃기린은 미새꽃이 피는 화분이 있는데 잎이 시들하기도 하며 봄처럼 환한 색이 마음에 들어 구입했습니다.
철쭉은 항아리위에 두었으며 옆에 꽃기린이 있습니다.
며칠동안 베란다와 봄꽃으로 머리가 꽉 찼었는데 이제 조금 가벼워지는 듯 합니다. 그래도 경화장이 서는 날 철길위의 꽃가게로 봄꽃구경을 가야 병이 완전히 낫지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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