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장유 노루귀, 몸과 마음 다쳤을 듯

by 실비단안개 2016. 2. 25.
728x90

노루귀는 귀한 들꽃이기에 그동안 자생지를 밝히지 않았는데, 검색을 하면 우루루 쏟아지니 이제 더 이상 비밀 장소가 아닌 듯 합니다.

장유 대청계곡으로 노루귀를 만나러 4년만에 갔습니다. 주차를 하니 마침 옆자리에 주차를 한 후 중년의 부부가 차에서 내리며 손에 카메라를 들고 있었기에 "노루귀 피었던가요?"하니, "네 어제 찍고 아쉬워 오늘 다시 왔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노루귀뿐 아니라 다른 봄풀꽃도 작으며 마른낙엽틈에서 피기에 아래를 보며 한참 두리번 거려야 만날 수 있는 야생화입니다.

부인이 앞장서 노루귀를 만난 장소로 이동을 하기에 뒤를 따랐습니다.

 

노루귀주변의 흙이 파헤쳐져 있긴 했지만 노루귀 모습이 상하지않고 어여쁜 꽃대를 올려 분홍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노루귀는 미나리아재비과 > 노루귀속의 야생화로 산의 숲 아래에 서식하며,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분포하기에 이른 봄이면 전국의 노루귀가 인터넷에 올라옵니다.

대부분의 봄꽃이 그러하듯 노루귀도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데 꽃은 2~4월에 자주색, 하얀색 또는 분홍색을 띠기도 합니다. 꽃에 꽃잎은 없고 6장의 꽃받침잎이 꽃잎처럼 보이며, 3갈래로 나누어진 잎은 토끼풀의 잎과 비슷하며 꽃이 진 다음에 뿌리에서 나오는데, 털이 돋은 잎이 나오는 모습이 노루귀 같다고 해서 노루귀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노루귀의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털이 보송한 잎과 털이 살아있는 듯 한 꽃대입니다.

 

올해 처음 만난 누루귀며, 사진으로 찍은 후 부부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주변을 조심스레 살피니 여러곳에 노루귀가 피고 있었습니다.

 

 

 

주변을 다니다 다시 처음 노루귀를 만났던 자리로 가니 중년의 부부는 소형손전등을 조명삼아 꽃에 비춰가며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분들을 보면 삼각대는 필수고 다른 여러 장비들이 있는데 분무기도 있으며 반사판을 준비하는 분도 있습니다.

들로 산으로 다니다보면 한몸도 건사하기 힘들어 생수조차 준비않고 대부분 다니는데, 여러 장비를 메고 다니는 분들의 열정이 부럽기도 합니다만, 지나친 열정은 타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도 있습니다.

카메라질은 남자분이 했는데 삼각대위에 카메라를 고정시킨 후 카메라에 선을 연결하여 리모콘 같은 걸로 찍었으며, 부인은 노루귀를 찍을 때마다 손전등으로 조명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남자분 말씀이 "사진은 다 연출입니다"했기에 의아해하니 자신만의 기술인 듯 자부심으로 웃으며 몇 마디 더 하더군요.

 

 

4년전 장유계곡의 노루귀를 만나러 갔을 때의 풍경중 한 컷입니다.

- 동호회의 노루귀 사냥 현장

여러 사람이 노루귀 등 야생화가 있는 곳을 누비며 엎드리고 밟아 엉망이 되었기에 마음을 다쳤습니다.

 

 

손전등을 비추며 노루귀를 찍는 이를 뒤로 하고 주변을 더 살피며 몇 컷을 더 찍었습니다.

역광을 이용하면 꽃대의 솜털이 더 아름다울 수 있겠지만, 얼라아부지와 함께였기에 노루귀와 언제까지 할 수 없었습니다.

 

 

위에서 찍은 노루귀인데 가장 마음에 듭니다.

마치 부드러운 토끼털같아 만져주고 싶을 정도로.

 

 

노루귀는 마른잎 사이에서 꽃대를 올려 꽃을 피우기에 이끼와는 거리가 멀지만 마침 고사리류가 옆에 있었습니다.

잎(귀)의 솜털 좀 보셔요. 그러나 만지지 않았습니다.

 

 

곧 꽃잎이 열릴 듯 합니다.

 

 

이제 갑시다 하기에, 근데 왜 흰노루귀는 없지 하니 얼라아부지가 여깄네 하기에 가보니 이제 꽃잎을 열 준비중이었습니다. 햐 이쁜늠.

노루귀와 20여분 함께 놀다 장유사로 갔습니다.

장유사를 다녀온 시간은 1시간 10여분, 그때까지 손전등을 든 부부는 그 자리에서 작업중이었으며 다른 찍사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자연은 가장 자연스러울 때 빛이 나는데 그렇게 집중적으로 조명을 쏘며 많은 이들에게 시달린 노루귀니 몸과 마음이 다쳤을 듯 합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