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8일
날이 제법 찼지만 텃밭으로 갔습니다.
먼저 도착한 얼라아부지는 예초기로 돼지감자대를 자르고 있었는데, 멀리볼 때 마치 밭에 불을 놓은 듯 연기가 자욱히 올랐기에 걸음이 빨라졌습니다.
산불조심기간이 5월 15일까지기에 논이나 밭을 정리하더라도 불에 태우면 안되거든요.
다 아는 양반이 미쳤나 하며 텃밭에 발을 들이니 예초기소리가 났습니다.^^
예초기로 돼지감자대를 자른후 갈구리로 끌어모아 한군데 모아두었기에 돼지감자밭이 볼만했습니다.
돼지감자 수확을 않더라도 대를 잘라주어야 새싹이 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텃밭일이 남자가 할 일 여자가 할 일이 따로 있더군요.
얼라아부지는 몸을 아끼지 않는 편이며 저 역시 텃밭에 가면 몸을 아끼지 않지만, 여자다보니 몸에 부치는 일은 얼라아부지가 합니다.
예초기로 돼지감자밭을 정리하는 동안 취나물대를 뽑고 옹달샘가의 꽃창포마른잎을 잘랐으며, 겨울에도 개구리밥이 덮고 있던 옹달샘과 주변을 정리했습니다. 봄맞이입니다.
지난해 가을에 베어둔 매실나무가지와 구지뽕 가지, 역시 돼지감자대 등을 치웁니다.
손으로 나르고 갈구리로 끌고. 그리곤 구지뽕나무 뿌리를 캤습니다.
매실나무와 구지뽕나무는 가시가 있기에 이런 걸 치우는 일은 여자가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집에 남자가 없다면 꼭 해야겠지만요.
개구리알이 해파리처럼 떠 있는 웅덩이 청소를 하라고 했더니 작은 웅덩이의 개구리알은 그대로 두고 나머지 부유물을 갈구리로 끌어 올렸습니다.
그리곤 큰웅덩이의 부레옥잠을 건지더니 아무래도 새순이 날 것 같다기에 그럼 당분간 두고 보자고 했습니다.
얼라아부지가 나뭇가지를 치우는 동안 돼지감자를 조금 캤으며, 창고안을 정리했는데 고구마는 쥐가 다 먹어 빈자루였으며, 무는 손을 대지않았기에 몇 개 챙겨왔고, 파종할 토란을 꺼내 물러진 건 버리고 다시 창고에 넣어뒀습니다. 연휴 첫 날을 이렇게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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