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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땅이 진데 밭일을 꼭 해야하나, 궁시렁궁시렁

by 실비단안개 2016.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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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6일

친정아버지 생신입니다. 전날 마을노인쉼터에서 점심식사를 어르신들과 했으며 오늘 우리집에서 부모님과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식사 후 텃밭에 간다기에 엄마께서, 땅이 진데 뭐 할라꼬, 뭐 하끼고 하시기에, 땅이 지니 가지맙시다 했는데도 점심때 함께 텃밭으로 갔습니다.

계속 비가 내리다 멎다를 반복했기에 우리 동네 전체가 젖었습니다.

마음으로는 보배산에 들꽃 만나러 갑시다였지만, 궁시렁대며 뒤따라 갔습니다.

오늘 뭐 할끼고?

 

우리텃밭이 아닌 친정 텃밭으로 갔습니다.

지난해 우리 고추를 이곳에 300여주 심었기에 고춧대를 뽑고 밭을 정리해야 합니다.

고춧대는 며칠전 퇴근 후 뽑았기에 지지대와 줄을 걷어야 합니다.

 

친정에서 가장 가까운 밭이기에 엄마가 이런저런 씨앗을 파종하는데, 지난해 우리가 고추를 심었기에 가장자리에 아주 조금 시금치와 쪽파, 정구지를 심었습니다. 올 고추는 동생네밭에 파종할 듯 하여 밭을 비워주어야 합니다.

 

 

밭에 들어서자 장화가 무거워졌습니다. 고춧대 뽑는 것도 일이며 지지대와 줄을 걷는 것도 일입니다.

 

 

얼라아부지는 지지대를 뽑았으며 저는 줄을 걷었는데, 걷은 줄은 둥글게 감았습니다.

올해 또 사용해야 하기 위해서입니다.

고추끈은 1000m정도에 약 5000원 정도 하기에 얼마 들지 않지만, 끈(줄)을 버릴 경우 환경오염이 되며 자원낭비가 되기에 고추 수확후 어느 정도 지나면 일일이 챙겨둡니다.

고추줄을 다섯번 쳤더니 줄이 많기도 했으며, 헝크러진 줄을 풀어 감는데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고춧대를 좀 더 단단하게 묶기 위해 줄과 줄을 케이블타이로 묶었는데 케이블타이는 재사용이 안 되며, 구입한 고추끈 역시 재사용이 어려워 따로 모아 태우는 쓰레기 봉지에 담아 버렸습니다.

영농 후 발생하는 발생하는 폐비닐과 기타 쓰레가가 많이 나오는데, 폐비닐의 경우 투명한 색은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검정색 멀칭비닐은 재활용이 불가합니다. 농약병, 비료푸대, 투명비닐 등 재활용이 가능하거나 위험한 것은 농협에 분리배출이 가능한데, 우리 동네는 일년 중 3월과 11월 두번 배출을 하며, 농협자재판매소앞에 분리배출통이 있어 그때그때 버릴 수 있지만, 많은 농민들은 영농 폐자재의 안전사고와 환경과 건강에 대해 잘 모르다보니 논밭에 대부분 그대로 버려두고, 이듬해 대충 걷어 다시 씨앗이나 모종을 파종합니다.

비닐봉투는 썩는 기간이 평균 100년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얇은 비닐 봉투가 100년정도 걸리니 두꺼운 농촌 폐비닐의 경우에는 200년, 300년 이상도 가능하며, 몇 십 년 동안 썩질 않으니깐 로터리를 치거나 농사지을 때 계속 땅속에서 나오며,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영농 후 바람에 날리는 폐비닐은 보기에도 좋지 않습니다. 우리는 관리기로 밭을 갈때 관리기를 따라다니며 비닐이나 기타 영농폐자재 등이 나오면 줍고 있는데, 그래도 다음에 관리기로 밭을 갈때면 또 나옵니다. 그러다보니 밭마다 태우는 쓰레기봉투와 재활용을 담을 수 있는 통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고추줄을 거의 다 걷었을 때 엄마께서 오셔서 잡초를 뽑았습니다.

오가피나무 좀 잘라라 하시기에 얼라아부지가 오가피나무를 자른 후 우리 텃밭으로 고추지지대를 정리하러 가고, 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밭을 조금 매다 왔는데, 한 번 더 가서 멀칭비닐을 걷고 정리를 마져 해야 합니다.

궁시렁대며 소 끌려가듯 가서 한 일이었지만 어느 정도 일을 하고나니 마음이 개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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