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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반찬의 반란, 부산 강서 죽림(竹林)가든 갈비찜전골

by 실비단안개 2016.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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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5일

다른 날과 달리 일찍 텃밭으로 갔습니다.

전날 구입해둔 고구마를 파종하기 위해서였는데, 고구마 파종을 마치니 이미 점심시간이었습니다.

아침도 다른 날과 달리 라면으로 해결했기에 배가 고팠지만, 김해 낙동강 레일파크 관람 후  점심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사진을 찍을 땐 배가 고픈걸 잊지만 사진을 다 찍은 후 허기가 몰려옵니다.

14일에도 김해에서 점심겸 저녁식사를 했기에 추어탕은 사양하고 싶다고 하려는데, 몇 해전 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한 죽림(竹林)에 주차를 했습니다. 오후 4시였습니다. 죽림을 얼라아부지는 대나무집이라고 하는데 마을이름이 죽림이기도 합니다.

밥집뒤로 대나무가 울창한 죽림은 김해인줄 알았는데 명함을 보니 부산 강서구였습니다.

부산이 김해를 야금야금 먹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김해평야를 접수하여 공장을 막 짓고 있습니다. 덕분에 명지 대파밭과 김해 미나리깡이 거의 사라졌으며 우리가 학교 다닐땐 김해평야가 나왔는데 요즘은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죽림의 홀에 앉았습니다. 바닥이 따듯하여 눕고 싶었는데, 주문하기전에 과일과 채소샐러드가 나왔기에 먼저 먹기 시작했습니다. 음식이 앞에 놓이니 배가 막 고파왔거든요.

 

 

샐러드와 된장에 찍어 먹을 수 있는 채소가 나왔는데 물기를 머금어 아주 신선했습니다.

 

 

샐러드를 먹는데 누군가 옆에서 자꾸 보는 듯 하여 그때서야 옆을 보니 벽면이 통거울이었습니다.

몇 년전 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할 땐 방이었거든요.

홀은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으며 조명은 밝고 은은했습니다.

 

 

한 상이 차려졌습니다. 주메뉴를 제친 밑반찬의 반란입니다.

장아찌류와 젓갈류가 많았는데 콩잎, 깻잎, 고추, 가죽, 명이장아찌와 명란젓, 미더덕젓갈, 멍게젓갈과 오징어젓갈이 나왔으며, 시래기된장국과 간장게장, 열무김치, 죽순볶음과 배추쌈이 차려졌는데 아주 깔끔했습니다.

밥집은 위생이 우선이긴 하지만 맛 또 한 뺄수 없는데요, 예전에 갔을 때 주인장이 명이장아찌를 권하더군요. 울릉도에서 온 귀한 장아찌라고. 요즘은 흔하지만요.

 

 

주메뉴인 갈비찜전골입니다. 묵은지에 소갈비를 넣은 음식으로 묵은지의 깊은맛과 갈비가 잘 어울렸습니다.

밑반찬만으로도 밥 한공기를 먹고 남겠는데 갈비찜전골 또한 입에 착착 감겼습니다.

 

 

 

우리 작은딸이 좋아하는 간장게장과 노란콩잎장아찌입니다. 이늠 함께 갔더라면 손가락을 쪽쪽빨며 먹을텐데 하며 아이들 생각이 났습니다.

멍게와 명란젓입니다. 다른 찬거리에 비해 비싼편인데 아낌없이 나왔습니다.

 

 

명이나물장아찌입니다. 명이나물은 산마늘을 말하여, 산마늘은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초 식물로 기온이 서늘한 고산지대와 울릉도에서 자생하며 해발이 낮은 지역은 최적의 조건을 조성해 주지 않으면 생육이 어렵다고 합니다. 다른 이름으로 맹이, 맹이풀, 명이로도 불립니다.

산마늘은  전체에서 강한 마늘 냄새가 나는데, 이것은 '알라린(Alliin)'성분 때문인데 유황이 많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비타민 B1을 활성화하고 항균작용과 강장작용이 있다고 합니다.

몇 년전 웅천의 모처에서 산마늘잎을 뜯어 장아찌를 담갔는데 시기가 늦어 장아찌가 셌기에 다 버린적이 있는데, 채소 등 식자재는 제 때 수확을 해야 제 맛을 냅니다. 죽림에선 간장게장과 명이나물 추가시 돈을 더 지불해야 할 정도로 귀한 재료로 만든 찬들입니다.

 

 

 

밥에 척척 걸치고 얌전히 올려 한 입씩 맛을 봤습니다.

명이나물은 귀하니 맛있었고 멍게젓갈 또한 멍게비빔밥 메뉴가 있을 정도로 특별한 찬입니다.

데친 배추는 갈치내장젓갈을 올려 먹었습니다. 입맛 없을 때 상추나 배추를 펼쳐 갈치내장젓갈을 올려 먹으면 입맛이 돌아올 정도로 맛이 좋은 젓갈입니다. 나이는 속일수가 없습니다.

쌈과 젓갈류는 제 철 식재료로 차려집니다.

시간이 늦기도 했지만 찬이 하도 맛이 좋았기에 공기밥을 추가하여 나누어 먹었습니다. 밥집에서 밥 한공기 이상을 먹은 건 죽림에서 처음이지 싶습니다.

 

 

간장게장 양념에 밥을 비벼 명란젓을 올려먹었더니 이게 또 별미였습니다.

 

 

계산해 주세요.

40,000원입니다.

갈비찜전골 소 35,000원인데 밥 두 공기 4,000원, 공기밥 추가 1,000원이라고 하더군요.

한 끼 밥값이 4만원이다보니 얼라아부지 왈, 정상적인 관계라면 못 오겠다고 했습니다.

아니 그럼 우리는 정상적인 관계가 아니라는 이야긴가?

맛 있게 잘 먹었음 됐지 뭐.

 

깔끔한 찬도 좋았지만 일을 하시는 분이 정감있게 말을 먼저 걸어주기도 했으며, 간장게장은 따로 구입이 가능한데 간장게장 설명도 친절하게 해 주었습니다. 

 

 

 

밥집에서 식사후 엔간해선 커피를 마시지 않는데 이 집 마당에 찔레와 장미가 피었으며, 차를 마실 수 있는 탁자가 있었기에 마주 앉아 커피를 마셨습니다. 밥집은 도로변에 있으며 외향은 고급스럽지 않지만 밥상은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차림표에서 흐린 부분은 예전엔 자라요리를 했는데 지금은 않는다기에 흐리게 처리했으며, 국물 리필이 가능하며, 라면사리도 추가 됩니다.

 
- 죽림가든 : 부산 강서구 호계로 31(지번)죽림동 781-1

                             전화번호 051-971-9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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