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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장마철 텃밭, 풍성해지고 망가지고

by 실비단안개 2016.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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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4일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데 비가 퍼부었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심했습니다.

장마철이니 비는 언제나 내릴 수 있으며 언제 비가 내렸느냐는 듯 해가 날 수도 있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방을 뜨듯하게 하여 하루 쉬면 좋을텐데 아무래도 텃밭중독인지 안절부절했습니다. 컴퓨터를 켜고도 내내 빗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며 비가 내리고 있음에도 창밖을 몇 번이나 보고 확인 또 확인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오늘 안엔 비가 그치지 않을 듯 계속 내리기에 비옷을 입고 우산을 들고 텃밭으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비가 멎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땅바닥을 보니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기에 우산을 그대로 펼쳐 도랑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불어난 도랑물에 고마리와 물봉선이 쓸리고 있었습니다. 평소엔 모내기 논에 물을 댄다고 도랑물양이 적었는데 큰비가 내리니 저수지 문을 열었는지 도랑물이 괄괄했습니다.



이틀전 텃밭 웅덩이의 노랑어리연을 뽑아 도랑 몇 곳에 던져 두었습니다.

꼭 한 군데만 맴맴돌며 나머지는 떠내려갔는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고라니 한 마리가 죽어 있었습니다. 처리를 해 달라고 전화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생각중입니다. 고라니 사체처리를 부탁하면 지난번 처럼 몇 번의 통화를 해야 하며, 어디에 전화를 하라, 또 어리로 전화를 하라고 할 거라서요.



가방을 두려고 평상으로 가니 평상에 비가 들쳐 젖어 있었기에 안쪽으로 쑥 밀어두고 텃밭 투어에 나섰습니다.

어제 한 송이 피었더니 하루 사이에 도라지꽃이 많이 피었습니다. 그런데 하필 장맛비가 퍼붓습니다. 꽃도 제대로 피우지 못 하고 도라지가 쓰러지겠습니다.



황금낮달맞이꽃은 이제 끝났으며 분홍낮달맞이꽃은 비에 젖었습니다. 개량머루와 포도가 수없이 달렸습니다.



비가 멎기에 빗물이 맺힌 포도송이와 좀 놀았습니다.



오이가 이제 주렁주렁 막 달립니다. 가시오이도 여럿 달렸으며 다다끼오이도 여럿 달렸습니다. 덩굴채소는 나날이 풍성해지고 있습니다.



여주와 기타 작물이 자라는 밭인데 큰비로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도리없이 그대로 두었습니다.




여린 상추와 치커리가 망가졌습니다. 해가 나더라도 상추는 여리기에 제 모습을 찾기 힘들지 싶습니다.



평소에 예뻐한 호박꽃도 망가졌습니다. 그래도 그대로 두었습니다.



정구지가 자라는 매실나무밭입니다. 매실을 따면서 버렸던 못난이 매실이 과육이 빠져나가고 열매만 남았습니다. 맑은 날 같으면 주변의 흙을 끌어 덮었겠지만 비가 오니 그대로 두었습니다.



방풍은 튼튼하기에 모양이 망가지지않고 그대로입니다.



며칠전에 내린 비에 접시꽃대가 쓰러졌기에 끈으로 묶어 주었더니 잘 버티고 있는데 작은 봉숭아는 쓰러졌습니다.

비가 그치면 할 일이 많습니다.



장마통에 백합이 첫 꽃을 피웠습니다. 노랑백합은 오래전에 피어 지고 있으며 흰백합이 이제 피고 있습니다.



하지가 지났지만 감자를 캐지  않았는데, 감자잎이 더 누렇게 되면 캘 생각입니다.



참깨 쓰러지기전에 줄치기를 해야 한다고 얼라아부지가 말 했지만 귓등으로 들었더니 결국 쓰러졌습니다.

비가 그치면 정신을 차릴 수도 있겠지만 이대로 못 일어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고랑에 빗물이 흥건합니다.



참깨재배를 하는 곳 시작점이자 끝지점에 웅덩이가 있는데 웅덩이 물을 고이도록 막아 두었더니 참깨밭으로 흘러 넘쳤으며, 얼마전에 이식한 노랑어리연이 목만 내밀고 있습니다. 물을 막은 비닐을 빼냈으니 참개밭 고랑의 물은  지금쯤 빠졌을 겁니다.



비가 다시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6월 24일 오전 1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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