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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봄콩(강낭콩, 양대) 따다 찌고 콩밥하다

by 실비단안개 2016.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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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

24일 저녁 아버지께서 전화를 하셨습니다. 콩 따자!

네, 아버진 땅이 질고 허리도 아프니 제가 혼자 딸게요.

많다.

그래도 혼자 할게요.


25일 일찍 친정의 텃밭으로 갔습니다. 친정 텃밭은 우리 텃밭으로 가는 도랑입구 언덕에 있으니 가깝습니다.

우리 텃밭이 저의 좋은 놀이터라면 친정 텃밭은 엄마의 놀이터입니다. 80순 노인이 텃밭 가득 이것저것을 심었으며, 수시로 가셔서 만지작 거립니다.



쌈채소인 아욱과 정구지, 토란, 감자, 대파와 도라지를 가장자리에 심고 가운데에 봄콩을 심었습니다.

몇 달만에 갔더니 땅이 숨도 못 쉴 정도로 빼곡했습니다.



봄콩입니다. 엄마는 해마다 봄콩을 심습니다. 그 콩은 잘 말려서 큰대병에 넣어 아주 가끔 밥에도 넣고 떡도 했으며, 콩을 삶은 후 껍질을 걸러 죽도 끓였고, 고구마빼떼기죽과 호박죽에도 넣었습니다.

어릴때 장마철에 봄콩을 꼭 땄는데 방바닥 가득 봄콩을 말리기도 했습니다. 어떤 콩은 방바닥에서 싹을 틔우기도 했는데 우리는 작은방(당시엔 큰방이었음) 가운데를 봄콩에게 내어주곤 봄콩을 살살밀며 가장자리로 다녔습니다. 봄콩을 딸즘이면 할머니 생각이 납니다. 생각보다 콩이 많았습니다.

아버지를 못 오시게 했지만 내심 기다리고 있었기에 혼자 웃었습니다.



봄콩은 강낭콩으로 양대라고 하는데 여기선 봄콩이라고 합니다. 봄에 심는다고 봄콩이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강낭콩은 콩과의 1년생 초본 재배작물로 종자로 번식하며, 열대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식용식물입니다. 강낭콩의 잎과 가지입니다. 원줄기는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높이 30~50cm 정도로 곧추 자라며 잔털이 있고 어긋나는 잎의 긴 잎자루에 3출하는 소엽은 난형으로 가장자리가 밋밋합니다.



벌써 단풍이 든 잎도 있었습니다.



꼬투리는 길이 6~18cm 정도이고 종자는 원형이나 타원형으로 품종에 따라 형태와 빛깔이 다른데, 꼬투리의 색이 얼룩이면 속의 콩도 꼬투리의 색과 비슷했지만 붉은강낭콩의 꼬투리는 얼룩이 없었습니다.




울타리쪽엔 덩굴이 벋는 콩이 자라고 있었으며 콩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어떤 콩이 열릴지 궁금하여 엄마께 여쭈어 본다는 걸 깜빡했습니다.



이런저런 사진을 찍고 봄콩을 따는데 아버지께서 오셨습니다.

콩대가 생각보다 약했기에 조심스레 이리저리 뒤집어가며 땄지만 그래도 부러지기도 했습니다. 부러진 콩대는 그대로 두면 익습니다.



한 자루와 마트 바구니 두 개를 채웠으며 일주일 후쯤 또 따야 할 것 같습니다.

딴 콩은 친정 마당에 널어 두고 한 바구니는 들고 왔습니다.




콩을 까면서 다시 한 번 복습을 했습니다. 정말 얼룩꼬투리엔 얼룩콩이 들어 있었으며, 밋밋한 꼬투리엔 붉은콩이 들어 있었습니다.

얼룩은 익을수록 더 또렸해졌습니다.



3분의 1쯤 깠으며 조금 찌고, 나머지는 얼라아부지가 저녁을 먹은 후 깠습니다.



찐 콩은 장마철 간식입니다. 감자를 몇 알 파올걸 그랬습니다. 찜기에 15분 찐 후 5분정도 뜸을 들였습니다. 오랜만에 찐 콩을 까 먹었습니다. 콩을 좋아하기 다행이지요.

깐 콩은 씻어 저녁밥에 좀 넣고 나머지는 물을 빼서 냉동실에 넣었습니다. 콩을 말릴 경우 조리시 불리거나 삶아야 하기에 번거로워 생콩을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먹고 싶을 때 꺼내 콩조림을 하거나 밥에 넣어 먹으면 됩니다.




콩밥입니다.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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