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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감자, 쓸쓸히 혼자 캐다/자주감자와 하얀감자 맛·양·크기 비교

by 실비단안개 2016.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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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

7월 1일부터 며칠간 비가 계속 내린다기에 감자를 캤습니다.

한 해 제일 일찍 수확하는 감자가 하지감자입니다.

보리타작하기 전, 6월에 들어있는 절기 '하지'를 전후해 캐서 먹는다고 해서 '하지감자'라고 하는데, 요즘엔 모내기를 일찍 하지만 예전엔 하지쯤에 모내기를 했으며 모내기철에 감자를 캤다고 합니다.


감자는 가지과의 다년생식물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이 생산되는 곡물로 마령서(馬鈴薯), 하지감자, 북감저(北甘藷), 지실이라고도 합니다. 원산지는 남미 안데스 지역인 페루와 북부 볼리비아로 알려져 있으며, 주로 온대 지방에서 재배하며 식용하는 부위는 덩이줄기로, 대표적인 구황작물(救荒作物) 중 하나입니다.
감자는 현재 재배되고 있는 식물 가운데 가장 재배 적응력이 뛰어난 식물로 알려져 있는데, 해안가에서부터 해발 4,880m의 히말라야나 안데스 고산지대에서까지 재배되고 있으며, 기후지대별로는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에서부터 눈이 덮여 있는 그린란드에서까지 재배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가 지난지 며칠 지났으며, 감자줄기가 누렇게 말라가고 있었기에 얼라아부지가 6월 28일 오후에 감자를 몇 알 캐더니 거세미나방 애벌레가 감자를 갉아 먹었다면서 빨리 캐야 겠다고 했고, 아버지께서도 7월 1일부터 며칠동안 비가 온다고 하니 감자를 캐라고 했습니다.

감자 줄기가 누렇게 변할때가지 둔 이유는 올케가 감자를 함께 캐고 싶다고 했기에 감자 캐는 재미를 느끼게 해 주고 싶어 뒀는데, 장마로 일요일까지 기다릴수 없어 혼자 쓸쓸히 캤습니다.



6월 28일 솎은 감자를 삶았습니다. 자주색감자가 하얀감자보다 더 타박했으며 맛이 있었습니다.



삶은 자주감자와 하얀감자의 색입니다. 자주감자는 밤맛이 납니다.




약밥을 만들때 하얀감자의 경우 퍼졌는 데, 자주감자는 마치 밤을 넣은 듯 했습니다.



6월 30일 감자밭 풍경입니다.

푸른 줄기도 있지만 누렇게 변한 줄기도 있으며 감자 줄기는 대부분 쓰러졌습니다.

쓰러진 감자줄기를 걷은 후 고랑과 이랑의 잡초를 매면서 감자를 캤습니다.



하얀감자는 대부분 하나씩 떨어져 흙속에 있었는데 붉은감자는 줄기를 뽑으니 여러개가 붙은 채 달려 있었습니다. 탐스러워 감자줄기를 걷다말고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거세미나방 애벌레가 갉아먹은 감자입니다. 애벌레가 갉아먹은 감자는 물러져 식용으로 가치가 없습니다. 벌레가 조금 먹었다고 아까워 성한 감자와 함께 두면 다른 감자까지 물러지며 감자가 상하는 특유의 냄새가 지독하기에 벌레가 조금 먹었더라도 아까워말고 버려야 합니다.



붉은감자는 여러개가 달려 있었는데 작은 감자가 많았으며, 흙밖으로 나왔던 감자는 싹이 났으며, 하얀감자는 녹색으로 변해있었습니다. 그동안 감자밭을 둘러보면서 흙밖으로 나온 감자는 북돋우기를 해 주었는데 그래도 비 등으로 흙이 쓸려내려 햇빛에 노출이 되었습니다.

가짓과의 덩이줄기식물인 감자의 줄기와 싹에 독성물질인 솔라닌이 집중적으로 분포해있기에 먹으면 안됩니다. 요리하기 전에는 반드시 줄기와 싹 부분을 도려낸 다음 사용해야 하는 이유며, 특히 햇빛에 노출돼 감자가 녹색으로 변하면 솔라닌 성분이 더욱 늘어나므로 평소 서늘하고 그늘진 어두운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두렁쪽 이랑엔 비닐멀칭을 하여 자주감자를 심었으며 나머지는 거의 하얀감자로 비닐멀칭을 하지 않았습니다. 결과는 비닐멀칭을 한 곳의 감자라고 특별히 크지 않았지만 많이 달리고 자잘했습니다. 그러니 비닐멀칭을 하지 않은 쪽의 감자가 더 컸다는 얘긴데요, 내년엔 감자밭을 한 번 더 매더라도 비닐멀칭을 하지 않아야 겠습니다.


감자의 맛은 자주색감자는 밤맛이 났으며 하얀감자는 그냥 감자맛이 났는데, 약밥을 만들때 그 맛과 색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확면(상품성)에선 하얀감자가 월등했습니다. 토양의 상태와 햇빛의 양 등에 따라 수확이 달라질 수 있으며, 자주감자 줄기는 더러 싱싱했기에 수확이 빠른 탓도 있는 듯 했는데 이건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텃밭을 하면서 감자를 재배하여 실컷 먹어보고 싶었습니다.

어릴때 모내기철이면 동태조림을 감자를 넣어 했는데 우리집엔 감자를 심지않았기에 감자가 동태보다 귀했으며, 겨울에 매일 먹는 고구마보다 감자가 더 맛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컷 먹어보고 싶었던 감자농사는 생각만큼 되지 않았기에 매년 수확량이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돈으로 구입하면 되지만 우리가 직접 수확한거완 다르기에 감자농사에 남다른 애착을 가졌습니다. 올핸 많이 심기도 했지만 수확도 많았습니다.

판매를 해도 좋을 정도의 좋은 크기는 55kg 정도였으며, 탁구공과 매추리알 정도의 크기가 15kg이었기에 마치 큰부자가 된 듯 했습니다.




감자를 캐는 건 잠깐이었는데 벌레가 먹거나 물러진 감자, 싹이 난 감자와 녹색으로 변한 감자 골라내기, 크기별로 나누어 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으며 혼자 창고로 나르다보니 나중엔 허리가 아팠습니다.

10kg입니다. 맨 처음 담은 감자로 부모님댁에 드렸습니다.



수확한 감자입니다. 큰동생네 10kg, 작은동생네에 10kg을 주었으며, 탁구공만한 감자는 두 번 삶아 먹었으며 삶거나 조림으로 먹을 수 있다는 집에 더 주었으며, 우리 몫인 나머지는 서울 아이들에게 조금 보냈고 나머지는 텃밭 창고에 두고 조금씩 가지고 와서 먹고 있습니다.


감자 수확하는 날 친정식구들과 장어와 함께 구워 배가 터지도록 먹으려고 했는데 장마로 실패했습니다. 7월 3일 감자 캐기로 한 날 큰동생네가 우리집으로 오면서 족발을 배달시켜 약밥을 만들어 푸지게 먹긴 했지만, 그래도 텃밭이 아니었기에 아쉬움으로 남는데 내년엔 날을 잘 잡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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