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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잡초 매는 일이 일생이었지

by 실비단안개 2016.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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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9일, 7월 3일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위의 시는 정채봉  시인의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입니다.

시 앞부분은 다 버리고 뒤의 '일생이었지'를 잡초를 맬 때마다 되뇌입니다. 참 맑은 시인데 저는 왜 잡초를 맬때만 이 시가 생각 날까요.

잡초는 뽑아도 뽑아도 끝이 없습니다. 텃밭이 넓지않음에도 잡초를 한 번 매고 돌아서면 또 자라있을 정도니 여름엔 잡초와의 전쟁입니다.

정구지밭을 다시 매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는 우째 날을 잡아 매는고, 정구지 캐다가 잡초 있으모 뽑아 뿌야지 하셨지만, 한꺼번에 두가지 일을 못 하는 걸 아이들도 알기에 통화 때 대답이 늦으면 "엄마 뭐 하제" 할 정도로 한가지에 빠지며, 일을 하다가 다른 일을 할 경우 이전에 하던 일은 잊고 현재 하는 일에 빠집니다.


두렁의 잡초도 많이 자랐으며, 정구지밭에도 잡초가 드문드문 났고 앞쪽의 파라솔이 있는 곳은 잔디가 있기에 잡초가 없는 듯 하지만 자세히 보면 여러 종류의 잡초가 자라고 있습니다.



정구지밭엔 잡초가 드문드문 있었기에 주변의 접초부터 맸습니다. 엄마전 큰비가 내렸을 때 매실씨앗이 거슬렸기에 매실나무 주변의 잡초를 뽑아 매실씨앗을 덮었으며, 딸기가 있는 곳까지 맸습니다.




노랑민들레는 모두 뽑은 듯 한데 그동안 날린 갓털이 뿌리를 내려 가끔 꽃을 피우며, 절로 씨앗이 떨어진 치커리도 꽃을 피웠습니다. 모두 뽑아야 하는 잡초입니다.



매실나무 아래의 잡초를 정리하고 정구지밭으로 오면서 위는 뭐하러 봤는지 윗쪽을 보니 방풍이 자라는 곳에 그 사이 잡초가 났습니다.

방풍밭 맨지 얼마되지 않은 듯 하며 방풍은 그대로인데 잡초만 자랐습니다.



포도나무 아래에 방풍씨앗을 부었더니 제법 자랐기에 아래의 방풍이 자라는 곳의 잡초를 매면서 이곳의 방풍을 옮겨 심었습니다.



방풍을 뽑아내니 허전하기에 별수국의 가지를 잘라 꽂아 두었습니다. 수국은 장마철의 꽃이며 삽목도 장마철에 하면 좋다고 하기에 그 생각이 나서 가지를 잘라 꽂았더니 덜 허전했습니다.



방풍이 자라는 곳만 맬 수 없어 아예 들어가는 입구부터 어성초가 자라는 곳까지 다~ 맸습니다.




방풍을 심고 물을 주기위해 물조리개를 가지러 가니 오이밭의 잡초가 거슬려 오이밭에 주저앉아 잡초를 또 매고, 씨앗을 받기위해 남겨 두었던 상추를 모두 뽑은 후 상추씨앗도 파종했습니다. 그리곤 방풍에 물을 주는 일도 잊고 정구지밭도 입구만 조금 매다가 집으로 왔습니다.



6월을 넘기고 7월이 되었으며 거의 날마다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7월 3일, 장맛비가 멎었기에 일찍 텃밭으로 갔습니다.

오늘은 다 매야지. 뒷고랑의 잡초를 뜯고 상추와 치커리를 뽑고 정구지밭의 잡초를 다 맸습니다.




위의 밭이 (▼)요렇게 변했습니다.

정구지밭을 다 매고나니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잡초 매는 일이 일생이었지. 텃밭일을 하는 듯 하다가도 보면 놀고 있고, 사진 찍으면 놀고 있는 듯 해도 보면 텃밭일을 했고. 장마에 잡초만 자라는 듯 해도 채소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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