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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소나무집 국수, 코스(아싸! 가오리 비빔국수·콩국수·잔치국수)로 먹다

by 실비단안개 2016.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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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9일~30일 경남 함안군 팸투어에 참가했습니다. 주최는 함안군이며, 주관은 유한회사 해딴에(경남도민일보 자회사, 별도법인)였습니다.


29일 점심식사는 법수 소나무집에서 국수를 먹는다고 했습니다. 사진 찍으려면 에너지가 필요한데 국수로 요기가 될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날 경남은 폭염으로 정말정말 더운 날이었기도 하여 에너지가 더 필요했거든요. 그런데 국수집 담장을 보니 기대와 함께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함안하고도 법수면 주물리 시골에 이렇게 야시시한 국수집이 있을 거라곤 생각을 못 했거든요.

지붕엔 미국능소화가 덩굴을 올려 주인 홍해옥 여사만큼 정열적인 꽃을 피웠습니다.




주인 홍해옥 여사를 알리는 글도 담장에 있었습니다. 검색을 하여 읽어보니 어릴때부터 이런저런 고생을 많이 한 듯 했으며, 지금은 함안의 팔방미인으로 자리를 잡은 듯 했습니다. 정열적인 사람들이 배포가 큰데요, 반찬은 셀프며 국수는 무한리필이라고 했습니다. 국수 한 그릇 팔아 얼마 남는다고 무한리필인지.

아무튼 주 메뉴가 '아싸! 가오리 비빕국수'입니다. 비빔국수에 가오리를 넣은 모양입니다. 이른 점심식간이었지만 메뉴를 보니 침이 꼴깍 넘어 갔습니다.



맨 위의 사진, 나무판대기로 만든 창으로 보이는 바깥풍경인데, 창은 모두 다른 액자가 되었습니다.



바깥풍경입니다. 농로에 지고 있는 해바라기가 쭉 늘어서 있으며 연밭과 벼논이 펼쳐져 있는 진짜 시골입니다.



미국능소화덩굴 아래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앗싸 홍여사 노래 악보가 있으며 노래를 부른이도 홍여사이니 노래에도 소질이 있는 모양입니다.

이런저런 장사를 한지 16년째라고 했는데 악보 아래쪽엔 방명록이 있고, 이런저런 잡다한 것들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개인 박물관을 차려도 좋을 정도로 훌륭한 소품이 되었습니다.



능소화가 늘어진 홀이 있으며 안쪽으로 방이 몇 있는데 방의 벽엔 다녀간 이들의 흔적이 빼곡했습니다.

심지어 천장에 까지요.



여러 방중에 한 방으로 안내되었습니다.

옆에 있어 좋은 사람

기댈수 있어 고마운 사람

소중한 당신은 나의 행복입니다

세상 살아가면서 글에 있는 그런 사람 하나쯤 있다면 정말 행복할 듯 합니다.

함석헌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 시가 생각났습니다. 얼마전 뉴스에 'OECD 최하위 의지할 친구·친척없다'라는 기사를 읽었는데요, 의지할 친구나 친척이 없다는 건  친구나 친척에 대한 배려일 수도 있으며, 지나친 자기중심적인 사회다보니 혼자 삭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동년배의 친구는 큰 위로가 되며 자신감까지 가지게 하기에, 특히 나이 든 여자는 마음이 맞는 친구 한 둘쯤은 있어야 겠더라고요.

이렇게 우리는 큰방에 안내가 되었습니다.



두 개의 탁자가 있었는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비슷한 연배끼리 자리를 했더군요. 좀 젊은축은 모두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을 하거나 뉴스를 읽거나 했으며, 조금 올드한 분들은 웃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인데, 올드하다고 스마트폰을 다룰 줄 모르는 건 아닙니다.^^



해딴에에서 주문을 한 듯 한 돼지껍데기 볶음이 나왔습니다. 다른집과 비교가 확실하게 될 정도로 아주 부드러웠으며 간이 잘 맞았고 비주얼 또한 최고였습니다.



블로거의 본능입니다. 음식이 앞에 놓이면 사진으로 먼저 남긴 후 수저를 들며 서로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음식을 집어 들어 주기도 하니 본능에 아주 충실하지요. 돼지껍데기 볶음인데 찬이 몇 가지 나왔는데요, 국수를 먹을 때 먹어도 되는 찬으로, 홍해옥 여사가 직접 재배한 채소로 만든 것들이라고 합니다. 자신이 기른 채소가 아니면 밥상에 올리지 않는다고 하니 마음놓고 먹어도 되는 찬으로, 특히 고추를 찍어 먹을 수 있는 된장맛이 좋았습니다. 열무도 잘 삭아 좋았고요.




돼지껍데기 볶음을 먹고 있는데 느닷없이 수박접시가 올려 졌습니다. 함안의 특산물이 수박이다보니 후식이 아닌 전식이 되었는데, 더운 날씨였으며 매콤한 돼지껍데기 볶음을 먹다보니 수박이 더 맛이 있었습니다. 과일이나 생선 등은 큼직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데 소나무집에서 나온 수박은 큼직했으며 썰기도 큼직큼직하게 썰었기에 더 시원했습니다.



분명 콩국수를 시켰는데 가오리 비빔국수가 큰쟁반에 나왔습니다. 소나무집의 쥬 메뉴인 아싸! 가오리 비빔국수입니다. 가오리를 삭혀 양념을 하여 채소와 국수를 비벼 그 위에 올렸는데 일반 비빔국수와 때깔부터 달랐습니다.

큰쟁반에 나온 비빔국수는 각자 앞접시에 덜어 먹었는데, 시중의 새콤달콤한 비빔국수에 맛이 들여졌다보니 처음엔 맛이 착 감기지 않았는데 먹다보니 아닥아닥 씹히는 가오리  맛이 더해져 그냥 비빔국수와는 달리 마치 회(가오리)냉면을 먹는 듯 했습니다.





흐~ 주문한 얼음 동동 콩국수가 나왔습니다. 콩국수는 1인분씩 그릇에 담겨져 나왔는데, 다들 이걸 어떻게 먹나하면서 시원한 콩국수를 모두 비우더군요.

아~ 우리 사육 당하는 느낌이네하면서 모두들 콩국수의 시원하며 구수한 국물을 아낌없이 마셨습니다. 콩국수는 계절음식으로 겨울에는 황태수제비와 들깨칼국수가 일품이라고 합니다.




콩은 메주콩으로 역시 직접 재배를 하며, 즉석에서 믹서기로 갈아 만드는 콩국수라고 했습니다.

콩국수까지 먹었기에 이제 다 먹었겠지하며 보충 사진을 찍기 위해 주방과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는데 이번엔 잔치국수를 그릇에 담고 있더군요.



홍해옥 여사는 혼자 소나무집을 운영하다보니 바쁘게 움직여야 했으며, 늘어진 주방의 살림살이는 손님 접대후 보통 치우기에 주방이 엉망인데... 하시기에 주방쪽은 국수를 그릇에 담는 모습한 얼른 찍었으며, 해딴에 스탭이 일손을 돕느라고 서빙을 했습니다.

참, 아싸 가오리 비빔국수가 나올 때 멸치육수가 나왔는데 잔치국수도 그 멸치육수에 말았기에 담백했습니다.




다 먹고 빈그릇을 가져다 주면 겨울엔 풀빵을 주며, 여름에는 팥빙수를 준다고 했는데 그 팥빙수입니다.

팥의 색 좀 보소.



와~ 이걸 또 먹어야 하나 하면서도 다들 팥빙수에 숟가락을 얻었습니다.



12명이 배가 터지기 직전까지 먹었습니다. 그런데 1인당 계산은 1만원도 하지 않더군요. 함안여행을 한다면 꼭 한 번 더 가보고 싶은 소나무집입니다.

- 소나무집(055-584-3434)

    함안 법수면 주물리 271-2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홍해옥 여사님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함안 맛집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직접 재배한 채소로 만든 요리들, 그날 정말정말 잘 먹었습니다.

제가 어디가서 음식을 먹어도 맛집이라는 표현을 자제하는 편인데, 함안 맛집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맛이었습니다. 국수를 코스로 먹을 줄 누가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전식 수박과 후식 팥빙수까지요. 정성으로 준비해 준 국수요리로 오후 일정 내내 든든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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