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
맹종죽 테마파크를 나온 우리는 맷돌순두부집을 찾아 대우해양조선앞을 지나 장승포로 갔습니다.
아이들이 장승포 맷돌순두부집을 고집하는 이유는 2007년 여름 휴가때 거제에서 1박 후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장승포로 갔었는데,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보니 두부를 끓이는 중이니 기다려 줄래요 하기에 장승포 등대쪽에서 한 시간 가량 놀다가 순두부를 먹었습니다. 당시에 그집엔 화초가 많았으며, 일반 순두부집에선 달걀을 순두부에 넣어 차려주는데 그집은 달걀을 접시에 따로 담아 차려주었으며, 기다려서 먹은 그날의 순두부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순두부로 기억되어 있습니다. 소식 전하지 않고 갑자기 찾아간 외손녀들을 위해 밥상을 차리듯 정성껏 차린 아침 밥상을 받았었습니다.
2010년 11월 거가대교 개통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안골에서 풍양아일랜드를 타고 거제로 갔습니다. 늦은 가을을 구경하다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장승포 하얀등대가 보이는 그 순두부집을 찾았는데 없어졌기에 주변의 편의점에 물어보니, 장승포 문화예술회관앞의 바닷가쪽으로 이전 했다고 하여 걸어서 그집을 찾아 갔습니다. 예나 그집은 화분이 올망졸망했으며, 1인분 식사도 가능했기에 순두부를 먹었습니다. 주인은 제가 누군지 모르지만 저는 주인을 압니다.
거기가 어디쯤인지, 걸어 가서 순두부를 먹었기에 차를 타고 가면 어디가 어딘지 구분이 어렵습니다.
거기가 어디냐면, 지심도 갈 때 배 탔던 곳, 주차장 있고.
주차장으로 들어서는데 순두부집 간판이 보였습니다.
저기저기!
화분은 변함없이 영업점 앞에서 고객을 맞아 주었습니다.
장승포 맷돌순두부 내부입니다. 홀과 방 모두 손님이 찼습니다.
어떻게 자리를 하나 잡아 대숲에서 걸었던 피곤을 내려 놓았습니다. 그 사이 기본찬이 차려졌습니다.
비지찌개만 있어도 밥 한공기를 비울 수 있을 정도의 비지찌개가 기본찬에 포함되었으며, 멸치볶음과 꽁치구이는 항상 밥상에 오르는 듯 했습니다.
뭐 먹지. 새로운 것 없을까? 검정콩 냉콩국수를 먹고 싶었는데 2인분 이상 주문이 가능하다고 하여 모두 순두부찌개로 했습니다.
이집은 100%국산콩으로 가마솥에 직접 끓여 부두를 만듭니다. 두부를 만드는 과정에서 콩의 단백질이 몽글몽글하게 응고될 때 압착하지 않고 그대로 먹는 것을 순두부라 하는데, 다른 밥집과는 맛이 확연히 다르며 순두부도 아주 푸짐합니다. 순두부가 나오기전에 어묵조림과 꽁치가 동이 났기에 식사가 나왔을 때 추가주문을 했는데, 꽁치는 굽는 시간이 걸린다고 했습니다. 손님이 오면 그때그때 굽는 모양입니다.
여름 특미 검정콩 냉콩국수입니다. 한 그릇 먹으면 에너지가 막 넘칠 것 같았는데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하다기에 아쉬웠습니다.
순두부찌개가 나왔습니다. 김이 팔팔나며 달걀 네 개가 접시에 담겨나왔는데, 순두부에 달걀을 톡 깨어 저어 먹든지 순두부 뚝배기 아래로 넣어 통째 익혀 먹어도 됩니다.
무지 뜨거웠습니다.
달걀을 깨뜨려 살짝살짝 저어주었습니다.
순두부 덩어리 좀 보소. 진짜 순두부입니다. 보기만해도 흐뭇했습니다.
얼라아부지는 순두부에 밥을 말아 먹었으며 아이들은 후후 불며 조심스레 먹었는데 어느새 순두부 뚝배기가 비워져 있었습니다.
파전, 김치전, 녹두전도 하네요. 녹두전 한 장 먹었음 더 좋았을 텐데요.
계산도 하지 않고 명함을 달라고 했더니 얼라아부지가 계산 먼저 해 주소 했기에 뒤늦게 계산을 하며 주인 아주머니와 몇 마디 주고 받았습니다. 예나 친절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언제 왔었고 정과 의리로 다시 찾았다 이런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실내에도 화초가 있으며 어항엔 스킨다빈스와 열대어가 사이좋게 있었습니다.
장승포 맷돌 순두부에서 길은 건너면 보이는 풍경입니다. 유람선터미널이 있습니다.
맷돌 순두부집 정면입니다. 그 사이 거제 맛집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순두부찌개 하나만 먹었지만 맛집이 되고도 남을 밥집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에 거제에 간다면 우리 아이들은 또 장승포 맷돌 순두부집으로 가자고 하지 싶습니다.
- 장승포 맷돌순두부
경남 거제시 장승포동 392-3번지
연락처 055 - 681 - 4544
'다락방 > 우야든둥 잘 묵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한 추석, 쪽파김치와 정구지김치 담다 (0) | 2016.09.13 |
---|---|
부산 삼진어묵 베이커리, 서울서 더 유명하다네 (0) | 2016.08.17 |
[함안 특미]한우 국밥촌 소고기 국밥과 호박잎쌈밥·농주 (0) | 2016.08.09 |
[함안]소나무집 국수, 코스(아싸! 가오리 비빔국수·콩국수·잔치국수)로 먹다 (0) | 2016.08.03 |
[창녕]꽃집같은 커피볶고 빵굽는 카페 도원 (0) | 2016.07.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