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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삼진어묵 베이커리, 서울서 더 유명하다네

by 실비단안개 2016.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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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일

동아대 병원에 들려 지난주에 찍은 MRI를 확인한 후 정기검진을 받았습니다. 뇌경색 진단·시술 5년이기에 상황을 보면서 약을 처방한다고 하여 MRI를 찍었는데, 천만다행으로 혈관이 자라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나들이길에 나섰습니다. 작은아이는 전날 무리를 하여 집에 있고 큰아이와 함께 영도 해양박물관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부산대교를 지나면서 큰아이가, 부산에 삼진어묵이 있는데 가 봤냐고 묻더군요.

삼진어묵은 처음 듣는디고 하니, "서울 사람은 다 아는데 남쪽 사람들은 모르는가베. 영도에 있다카든데."라고 했습니다.

큰아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오른편의 삼진어묵 체험장 안내표지판이 지나갔습니다. 하여 대교동 로타리(?)에서 차를 돌려 봉래시장 근처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삼진어묵 체험장을 찾아 갔습니다.


부산 영도 봉래시장 근처에서 살 때 큰아이를 낳았으며 당시 봉래시장에서 장을 봤는데, 삼진어묵은 처음 들었는데 아주 오랜 된 어묵공장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봉래동에 산지가 30년이 훨씬 넘었으니 당시엔 지금처럼 유명하지 않았을 수 있겠지요.

봉래시장은 30여년전의 그 봉래시장이 아니었습니다. 출입구는 1, 2, 3, 4로 있었으며, 우리는 주차를 한 후 아래 사진의 길을 따라 봉래시장으로 갔습니다. '춘자네'간판이 정스럽기에 봉래시장 정문보다 아래의 사진을 올리지만, 봉래시장은 현대식으로 바뀌었으며 선신식품, 농수산물 등 다양한 물품을 팔고 있었습니다.



삼진어묵 본점엔 주차장이 있었는데 우리는 몰랐기에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제법 걸었습니다.

SINCE 1953 부산어묵

60년 전통의 부산 삼진어묵, 부산어묵 만들기 체험이 가능하며 역사관이 있는 삼진어묵 본점입니다. 봉래시장에 이런 유명한 어묵 본점이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베이커리를 제과점에서만 쓰는 줄 알았는데 어묵 판매점에서 '피쉬 케이크 베이커리'라고 하여 또 한 번 더 놀랐습니다.

fish cake bakery는 다양한 수제어묵을 고객이 원하는 만큼 골라 담아 구입할 수 있는 '베이커리형 어묵매장'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랜 된 어묵이 삼진어묵이라고 합니다.

부산어묵의 역사는 개항과 더불어 일본인이 대거 정착하면서 시작되는데, 1910년 개장한 부평동시장은 전국 최초의 공설시장으로 1924년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조선의 시장'이란 책에 '부평시장은 쌀, 어묵, 채소, 청과물 등이 주종을 이루었다'라는 기록이 나온다고 하니 어묵은 오래전부터 우리의 밥상에 올랐었습니다.

삼진어묵은 1950년 일본에서 어묵제조 기술을 배워 온 박재덕 씨가 영도 봉래시장 입구에 삼진식품을 설립했는데, 이후 한국전쟁이 일어나 피난민이 대거 부산으로 유입되자 어묵 생산은 호황을 맞았다고 합니다.



창업주의 정신이 새겨져 있습니다.

"남는 게 없더라도 좋은 재료를 써야 한데이

다 사람 묵는거 아이가" 창업주 故 박재덕



서울에서 더 유명하다는 삼진어묵 '피쉬 케이크 베이커리'에 들어 갔습니다.

손님들이 제과점에서 빵을 고르듯이 쟁반과 집게를 들고 어묵을 골라 담고 있었습니다. 제가 너무 촌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큰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 겨울방학 때 부산에서 이곳으로 왔기에 나름 부산을 잘 알며 그렇게 촌스럽다고는 생각않았는데, 삼진어묵 피쉬 케이크 베이커리에 가니 촌할매였습니다.

그래도 직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열심히 사진을 찍었습니다.

몸에 익은 듯이 어묵을 고르고 있는 손님들입니다. 어묵천국입니다.



농협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어묵입니다. 대기업에서 나온 어묵도 '부산어묵'이라는 상표를 달고 팔리고 있는데 진짜 부산어묵입니다. 가열을 않으면 절대 먹을 수 없을 듯 했던 (제가)불량식품 취급을 하는 어묵으로 삼진어묵에서도 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고로케와 만득이 핫도그 모양의 어묵 등 눈에 익은 모양들인데, 제과점과 시장통의 밀가루 음식이 어묵이 되어 팔리고 있었습니다.



값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얼라아부지가 쟁반을 들고 어묵을 골라 담았는데, 큰아이가 자꾸 고르다보면 계산때 놀란다고 하니 집게 놀림을 멈추었습니다.



어묵은 생선을 갈아 여러 모양과 속 종류에 따라 이름이 지어지며, 삼진식품은 어묵 제조에 있어 어육과 밀가루의 함량 75 대 25라는 비율을 수십 년째 고집한다고 합니다. 매장에서 얼라아부지에게 그랬습니다. 여기 어묵은 가열않고 그냥 먹어도 되겠다고. 모두 신선하게 보였으며 고급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동안 가졌던 어묵에 대한 (불량식품 비슷하다는)고정관념이 깨어졌습니다.





옛날 모습으로, 어묵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었으며, 안쪽에선 실제 어묵을 만들고 있기도 했습니다.




홈쇼핑의 개국으로 택배사업이 많이 발달되었으며, 웬만한 건 다~ 택배로 받아 볼 수 있는데 삼진어묵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단 제주도 지역은 하절기에 택배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포장도 고급스러우며, 우리는 집이 멀다고 하니 아이스포장을 했는데 포장비가 있었습니다.





피쉬 케이크 베이커리 맞은편에 쉼터가 있는데 구입한 어묵을 먹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자리가 없었기에 아이는 그냥 꺼내어 먹었습니다.

마치 빵을 먹듯이요.




2층은 체험·역사관이 있습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의 벽에는 체험하는 모습들이 사진으로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 삼진어묵 http://www.samjinfood.com/


삼진어묵 체험·역사관은 삼진어묵 영도 본점 2층에 위치한 어묵전시체험장으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부산어묵 제조업체로 알려져 있는 삼진어묵은 2013년 업계 최초로 베이커리 형태의 매장을 선보이면서 어묵체험·역사관도 함께 개설했다고 합니다. 어묵전시체험관에서는 어묵의 역사와 어묵 생산을 동시에 보고 배우며 어묵에 대한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체험관인데 체험객이 없어 아쉬웠습니다.



역사관에는 부산 삼진어묵 이야기와 생선 등에 관하여 사진과 글, 영상이 있으며, 신문기사, 어묵을 만드는 도구 등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어묵의 다양한 말과 변천과정이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은 어묵을 간또 혹은 덴푸라라고 한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 세대는 오뎅이라고도 하며 어묵이라고도 하는데요, 흔히 어묵을 오뎅이라고 하면 일본말이라고들 생각하는데 어묵과 오뎅은 다르더군요.

일상적으로 오뎅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사실 오뎅은 어묵 따위가 들어가는 탕 요리를 부르는 말인데, 이것은 오뎅을 보고 오뎅에 들어가는 어묵이 주재료인 줄 착각한 한국인들이 어묵을 오뎅이라 부르면서 빚어진 일이라고 합니다. 원래 오뎅의 주재료는 국물이고, 어묵은 부재료에 불과하답니다. 따라서 '오뎅'은 일본말이니 '어묵'을 써야 한다는 말은 잘못된 말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묵틀과 어묵칼, 나무주걱입니다.

외에도 어묵을 만드는 과정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남쪽보다 서울에서 더 유명하다는 삼진어묵 베이커리 직영매장 현황입니다. 서울, 판교, 분당 등에 직영매장이 있는데 우리는 근처에 이런 유명한 어묵이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어묵은 당연히 거기서 거기겠거니 생각했었는데 어묵 선물세트도 있다고 합니다.

저희가 구입한 어묵은 가열않고 그대로 먹었는데 아주 졸깃했습니다. 삼진어묵에서 나와 공영주차장으로 가는길에 어르신 두 분이 삼진어묵이 어딨는지 묻기에 알려주었는데 (아무 상관없는 삼진어묵이지만)괜히 뿌듯하더군요. 삼진어묵이 부산의 명소는 명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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