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
장승포에서 순두부찌개를 먹곤 이제 우리 어디 가지?
통영 먼가, 동피랑 갈까?
너무 더운데.
그럼 둔덕은 먼가요? 청마 유치환 기념관이 있지만 월요일이라 휴관일텐데. 아~ 산방산 비원가면 되겠다. 산방산 비원은 2008년 11월 초에 다녀왔었는데, 그땐 가을 단풍이 고왔으며 지금은 더운 여름이기에 여러 식물이 꽃을 피우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비원 여름 풍경이 궁금했습니다. 아이들도 자라다보니 물놀이보다는 조용히 산책을 하는 걸 더 즐기는 듯 했으며, 얼라아부지는 우리가 가자고 하는대로 가 주는 편입니다.
월요일이라 어차피 휴관일거라 믿고 청마 기념관은 무시하고 바로 산방산 비원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방산교를 지나 차를 세웠습니다. 코스모스가 피었으며 들길을 좀 걸으니 연지가 있었습니다. 원두막도 있고 풍차도 있는게 행사를 한 듯 한 곳으로 보였으며, 연은 끝물이었지만 도로엔 바람개비가 돌고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 왼쪽의 붉은 바람개비가 있는 곳이 산방산이지 싶습니다.
비원 입구입니다. 더운 날씨다보니 주차장은 비었으며 미국능소화가 늘어졌습니다.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니 할머니께서 우산을 하나 주며 더우니 쓰고 다니라고 했습니다. 양산이 있다고 하니, 그래도 얼라아부지가 들어라며 우산을 쥐어 주었습니다. 입장권은 어른 1인 8,000원으로 예전과 같았습니다.
맹종죽 테마공원에선 다숨이가 안내를 했으며 비원은 산노루가 안내를 합니다. 오른편으로 올라 왼편으로 내려오면 됩니다.
산방산 비원은 젊은 시절 도시로 가 사업에 성공해 큰돈을 모은 김덕훈 원장이 자신의 전 재산인 100억 원을 들여 13년에 걸쳐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살린 생태공원입니다.
2008년 4월 개장한 3만평 규모의 수목원은 1천여 종의 야생화와 희귀식물들이 있어 거제8경에 등재됐으며, 또 똑같은 식물이어도 종에 따라 큰 차이가 나는데 200여 가지의 수국과 50여 가지의 비비추, 30여 가지의 수련과 희귀 연꽃 11종도 있어 아이들의 자연학습장과 가족 나들이 장소로 손색이 없는 곳입니다.
산방방 비원 상세 조감도인데 홈페이지에 가지고 왔으며, 붉은 선이 제가 걸었던 곳으로 뒷쪽은 혼자 걷기에 무섬증이 일어 얕은 계곡을 따라 내려 왔습니다.
- 산방산 비원 : http://www.beeone.co.kr/
여름꽃인 루드베키아가 환했습니다.
어느 해 초여름 웅천왜성에서 처음 만났던 물레나물 비슷한 망종화가 비원에는 지천으로 피고 지고 있었습니다. 망종화는 금사매라고도 하며 물레나물과에 속하는 소관목으로 원산지는 중국으로 주로 관상용으로 재배되는데, 망종화라고 불리는 것은 절기중에 망종때쯤 꽃을 피운다고 망종화라고 불리게 된것입니다.
이제 막 비원에 들었기에 더위를 느낄 시간이 없었는데 분수가 나왔습니다.
아우라 작품전시장입니다.
여러 종류의 식물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마치 자생식물원 같았습니다.
아우라전시관을 나와 망종화가 피고지며 수국이 진 산책길을 걸었습니다. 비원은 식물도 다양하지만 산책로가 참 좋습니다.
참 좋은 당신, 사랑합니다. 세한곡수원입니다. 황토가 숨 쉬는 전통 초가에 굵직한 소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질 좋은 황토를 발라 마감한 세한곡수원은 민박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세한곡수원은 추사 김정희 선생의 '세한도'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고 합니다. 추사 선생께서 제주도 먼 유배지에 있을때 그의 제자인 이상적이 청나라 역관으로 일하면서 많은 책들을 가져와 제주도 유배중인 추사선생께 드렸는데, 그 의리와 지조에 감복한 추사선생께서 세한도를 그려 기념으로 주었습니다.
'세한'이란 이름은 ‘歲寒然後知松柏之後彫也(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야)’란 논어의 구절에서 연유한 것으로 추위가 닥친 뒤에라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오래도록 푸른 존재임을 알게 된다는 뜻입니다. 더불어 곡수원은 물이 굽이쳐 흐른다는 뜻으로, 초가집을 짓고 마당 가운데 냇물이 굽이쳐 흐르는 모습과 나무와 꽃을 심어 오백여평의 대나무숲을 뒤로하고 별장형 농촌체험 민박초가집 정원을 조성하게 된것이라고 합니다.
초가 뒤로 너른 대숲이 있으며, 대숲아래에 장독간이 있고 옆으로 물수세미가 물을 가득 머금고 있는데 마당 정원에 흐르는 냇물의 근원인 듯 했습니다.
곡수원을 나와 다시 산책로를 걷습니다. 금불초가 피었으며 단풍이 꽃을 피우려고 합니다.
비원 곳곳엔 좋은 글과 시가 나무나 돌에 새겨져 있는데 잠시 걸음을 멈추어도 좋을 듯 합니다.
들꽃 예찬
여물어진 내 나이
이제서야 겨우 깨닫습니다.
모름지기 살아가는 일은
들꽃 같아야 함을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뿌리내린
어느 흙 숨은 땅
아무 곳에 잔잔히 먼저 산천의
웃음 되듯
조용히 감사하고 수그리며 살아야 함을
알았습니다.
새소리 바람소리 끼득이고
다독이며
작은 그네 몸이 되고 씨가 되듯
어우러 질때
비로소 더 아름다워야 함을 보았습니다.
숨죽여 뿌리향 세상을 깨우고
돋보이지 않는 내자리 내가 서서
지킬 때 참다운 삶이 내 발 밑에
있음을
들꽃에게 배웠습니다.
애기사과입니다.
정성만큼 많이도 달렸습니다.
고인돌 잔디밭과 정자입니다. 잠시 쉬기로 했습니다.
몸이 불편한 작은아이는 그네에 앉아 혼자 쉽니다.
식구들이 더 쉬도록 두고 혼자 고희분재원으로 갔습니다. 고희분재원엔 분재와 함께 계절 화초도 있었는데 너무나 잘 가꾸어져 있었기에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고희분재원변으로 마치 나무수국이 꽃을 피웠는데 나비가 많이 날아들었습니다.
고사목에 능소화도 올렸습니다.
분재원 아래에 폴리아나 레스토랑이 있는데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영업을 하지 않았지만 화장실 사용은 가능했으며, 옆으로 큰은행나무가 있으며 은행나무에는 새집이 있습니다. 배려입니다.
폴리아나 레스토랑 앞은 야생화전시장으로 꾸며져 있었는데 관리가 참 잘 되고 있는 듯 했으며 하얀 건물과 조화로웠습니다.
야생화전시장에서 보는 백록잔디광장입니다. 비원에는 몇 곳의 잔디광장이 있는데 백록잔디광장이 가장 넓은 듯 했습니다.
잔디광장 가장자리엔 역시 분재가 자리를 잡았으며, 조각작품도 있습니다.
백록잔디광장에서 샛길로 나와 뒤돌아 보면 담쟁이가 올려진 레스토랑 건물이 보이며 작은 계곡이 있습니다.
계곡옆엔 장독이 있는데 속에 뭐가 들었는지는 묻지 않았습니다.
계곡엔 다른 비밀의 화원으로 갈 수 있는 여러 모양의 다리가 있습니다. 두어곳을 건너 잠시 구경을 했는데 남개연이 아주 많았으며 배롱나무 꽃도 환하게 피어 있었지만 인적이 없다보니 금방 내려 와야 했습니다.
계곡입구에서 만난 백양꽃입니다. 상사화가 피는 계절입니다.
산책로를 따라 이제 내려옵니다.
마고할매폭포라고 되어 있었지만 폭포는 못 본듯 하며 대신 나무수국 하얀꽃 무리를 만났습니다.
산방산 비원에는 수국만 200여 가지가 된다고 했는데 지고 있는 수국이 마치 길을 안내하는 듯 했습니다. 수국은 장마철에 피는 꽃이니 6월에 비원을 방문한다면 갖가지 수국을 만날 수 있을 듯 합니다.
초가정자에서 보는 솔롱거 분수대입니다. 솔롱거는 무지개를 뜻하는 몽골어로, 떨어지는 물이 햇볕을 받아 무지개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솔롱거 분수대엔 연을 비롯하여 수생식물 몇이 있으며 연지는 옆에 따로 있기도 했습니다.
연지에서 빠져 나오면 잔디광장이 있고 출입구입니다. 두어시간 관람을 했는데 못 다 했으니 족히 서너시간은 걸어야 거제 시크릿 가든 비원을 제대로 감상할 듯 합니다. 모두 관람하지 않은 건 다음을 위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 비원 : http://www.beeone.co.kr/
경남 거제시 둔덕면 산방리 197번지
055 - 633 -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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