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고성은 군으로 생각외로 넓었습니다. 고성읍에서 옥천사로 가는 길은 제법 멀었으며, 달리다 학교근처에 벽화가 그려진 마을을 지나 왼쪽에 숲이 조성된 마을을 지나는데 오른쪽엔 고가가 있었습니다.
옥천사에서 나오는 길, 마암면 숲옆의 도로변에 차를 세웠습니다.
나락이 익어가며 숲 입구에는 마을의 어르신들이 지난 여름 시원하게 보낸 평상이 있었습니다. 시골의 어느 마을이나 마을입구에 느티나무 한 두그루가 있으며 그 아래엔 대부분 평상이 있어 마을 어르신들이 쉬기도 하며 길손이 숨고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숲은 규모가 보통 마을입구의 노거수와 달리 여러 노거수가 숲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2009년 제10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마을숲 부문에서 공존상을 수상한 장산숲이었습니다.
1987년 지방기념물 제86호로 지정된 장산숲은 약 600년 전 조선 태조 때 호은 허기 선생이 마을에 바다가 비치면 좋지 않다는 풍수 지리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조성한 숲이라고 전해지며, 처음 숲을 조성했을 때는 길이가 1000m에 이르렀으나 지금은 길이 100m, 너비 60m 정도가 남아있습니다. 현재 이 숲을 이루고 있는 주요수종은 느티나무·서어나무·긴잎이팝나무·소태나무·검노린재나무·배롱나무·쥐똥나무·팽나무류 등으로 우리나라 남부의 고유수종들이며, 모두 250그루나 되고 학술적 가치가 인정되며 동시에 문화적 또 생활환경림으로서의 가치도 높게 평가된다고 합니다.
숲으로 들어 섰습니다. 숲엔 나무만 있는 게 아니라 연못도 있었고 가운데 섬(정자)도 있었으니 두루 갖춘 숲입니다.
보통 숲은 산속에 있거나 산속이 아닌 경우 인공숲입니다. 그러나 인공숲도 우리에게는 안식처가 됩니다. 장산숲은 배려의 숲이었는데, 바닥에 나무토막을 잘게 잘라 오솔길을 만들어 두었는데, 자연친화적이며 흙의 쓸림을 예방하며 사람이 걷기에 불편이 없도록 했으며, 무엇보다 숲이 관리가 잘 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숲 가장자리에 한옥 한 채가 있었는데 허씨 재실이라고 하며, 차를 타고 가면서 본 고가는 허씨 고가며, 이 마을은 허씨 집성촌인 모양이었습니다. 재실은 대문이 닫혀 있었기에 내부를 볼 수 는 없었지만 숲과 조화로웠습니다. 숲의 대표자는 김해허씨문중이며, 소재지는 경상남도 고성군 마암면 장산리 230-2, 경상남도 고성군 마암면 장산리 231-2입니다.
연못에는 蓮이 서식해야 연못이라고 했는데 장산숲 연못엔 갈대와 함께 수련이 서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수련의 개체수가 너무 많은 듯 했습니다. 숲해설가가 있었다면 더 귀한 말씀을 들을 수 있었겠지만 우리는 둘이서 따로 숲을 즐겼습니다.
장산숲은 KBS2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 촬영지이기도 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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