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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가본 곳

들꽃 뫼꽃 피는 진주 문수사 늦가을 풍경

by 실비단안개 2016.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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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0일

텃밭에 딱히 해야 할 일보다는 하면 좋은 일만 있기에 텃밭일을 접고 진주로 갔습니다. 목적지는 경남수목원인데, 가는 길에 들꽃 뫼꽃 피는 문수사를 방문했습니다.

진해에서 안민터널을 빠져나가 처음으로 완암터널로 들어 마창대교를 타고 진주로 가는 양쪽의 산은 단풍이 절정이었으며, 동진터널앞에서 마치 단풍산으로 빨려 들어가듯이 동전터널로 들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문수사는 비구니사찰로 마산~진주 간 국도 2호선에 있는 데, 진주시와 옛 마산시의 경계에 있는 발산저주지 위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발산저수지둑을 달려 산길로 접어들면 10여 가구가 사는 내동마을이 나오는데 재실에서 제사를 지내는 듯 작은 마을에 승용차가 빈틈이 없을 정도로 주차가 되어 있었으며, 마을에서 다시 영봉산으로 조금 더 달리면 작은 저수지가 하나 더 나옵니다.



주차를 하고 문수사로 가는 산길엔 땡감이 주홍색으로 잘 익어 있었고 낙엽이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축축했습니다.




문수사는 입구에서 장승이 맞아주며 일주문없이 돌계단을 오르면 대웅전이 있는데, 돌계단 양쪽에 구절초와 산국이 피어 있었습니다. 들꽃은 주차장에서 이미 만나기도 했지만요.

구절초외 산국은 가을을 대표하는 들꽃 뫼꽃입니다.

구절초는 국화과의 다년생 초본으로 근경이나 종자로 번식하며, 전국적으로 분포하며 산지에서 자랍니다. 옆으로 벋는 땅속줄기에서 나온 줄기는 높이 40~60cm 정도이고 가지가 갈라지며, 9~10월에 피는 두상화는 지름 8cm 정도로 백색이거나 붉은빛이 돕니다.

구절초(九折草)라는 이름은 이 풀을 음력 9월 9일에 채집해 약재로 사용하면 좋다고 해서 붙여졌다고도 하고, 9개의 마디가 있어서 붙여졌다고도 합니다. 흔히 들국화라고 부르는데, 구절초는 울릉국화, 낙동구절초, 포천구절초, 서흥구절초, 남구절초, 한라구절초 등 그 종류만도 30여 가지나 된다고 하니 올리는 구절초가 다른 이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산국화山菊花는 국화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로 산과 들의 양지 바른 풀밭에서 자라며, 뿌리에서 여러개의 줄기가 돋아나 많은 가지가 갈라지며 늦은 가을 가지 끝에서 작고 노란 꽃이 위를 보고 핍니다.

산국화를 옛 선인들은 봉래화(逢萊花)라고 불렀다고 하는데요, 신선들은 봉래초와 봉래화의 향기를 맡고 그 씨앗을 먹으며 살았다고 하니 산국화는 아주 신성한 식물입니다.

산국과 감국이 헷갈리는데, 산국화는 가지끝에 꽃망울이 모여 피며, 감국은 가지끝에서 갈라지며 꽃이 피는데 산국의 지름은 약 1.5cm내외입니다.



대웅전으로 드는 돌계단입구에도 산국과 쑥부쟁이가 피어 있었는데, 지금은 들꽃이 많지 않은 계절이라 거의가 구절초와 쑥부쟁이였으며, 파라칸사스와 붉은 산열매도 익고 있었습니다. 들꽃 뫼꽃이 핀 곳의 공기는 다른 어떤 곳보다 맑기에 마음이 시원해졌습니다.




'왔구나! 봄아'라는 시가 적힌 팻말이 걸음을 붙잡습니다.

    해마다 눈 올때면

    매화야

    너는 피었겠지



애기동백이 벌써 피었습니다. 진해 해안도로를 달릴 때 애기동백이 피었기에 우리 텃밭에도 애기동백 하나 사서 심어야 겠다고 했는데 바야흐로 애기동백의 계절이 되었습니다. 들꽃에 눈이 멀어 대웅전 참배도 않고 돔하우스로 가는 길입니다.



전선을 감있던 둥근 통에 기와를 이용하여 옹기종기 꾸몄습니다.



돔하우스 위는 산신각이며 돔하우스 주변으로 들꽃 뫼꽃밭이 조성되어 있는데 역시 구절초가 있고 인동 검은 열매가 익었더군요. 이곳은 꽃양귀비와 샤스타테이지가 피는 봄날이 아름답다고 했습니다.



돔하우스 내부입니다. 귀한 여러 식물이 제 자리에 있습니다.



아래의 식물은 개모밀(덩굴여뀌, 개모밀덩굴), 댐배초, 붉은여우꼬리, 제비꽃입니다.

개모밀덩굴은 마디풀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로 줄기는 길게 뻗고 덩굴 모양이 됩니다. 잎은 어긋나며, 8~9월에 흰 꽃이 여러 개의 꽃이삭을 이루며 열매는 흑색입니다.


담배초(시가 플라워)는 도금양목>부처꽃과>쿠페아속의 여러해살이풀로  줄기는 곧고 붉은 빛을 띄고 있습니다.
잎은 마주나며 방추형으로 끝이 뾰족하며, 잎 겨드랑이에서 꽃대가 통처럼 생긴 꽃 받침이 2 Cm내에서 붉은 광택의 꽃이 달립니다. 꽃 잎구는 흰색이 돌며 약간 검은빛의 테두리가있어 얼핏보면 담배불이 붙은듯 하여 담배초 또는 시가 플라워라 합니다.


붉은 여우꼬리는 대극과(Euphorbiaceae) 깨풀속(Acalypha)의 다년초로 렙탄스아칼리파라고 하며, 인도가 원산지입니다.
유통명은 여우꼬리풀, 붉은여우꼬리풀인데, 우리나라에는 여우꼬리풀이라는 이름을 가진 다른 식물이 있기에 혼돈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여우꼬리풀이라는 이름은 이 식물에 되도록 사용 안하는게 좋습니다.



돔하우스를 나와 대웅전 측면이며, 옆으로 돌계단이 있는데 오르면 산신각이 있습니다.



소국이 지고 있습니다.



며칠전 대장동계곡에서 만난 가막살 열매인지 붉은 열매가 익고 있으며 나무 계단옆으로 오죽이 있습니다. 골고루 잘 갖춘 사찰입니다.




붉은 단풍과 오죽을 뒤로 하고 대웅전 앞입니다. 역시 소국이 지고 있으며 절마당에는 문수사에 들때 인사를 드렸던 보살님이 마당의 잡초를 매고 있습니다.




문수사는 다른 사찰에 비해 규모가 작은데 사리탑이 있으며 사리탑 주변에도 여러가지 들꽃이 식재되어 있었는데, 아래의 꽃은 야사모에 동정을 구하니 '아게라텀'이라고 했습니다.

아게라텀은 우리말로 멕시코엉겅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원산지는 멕시코나 페루로 국화과식물입니다. 가을에 뿌려 여름에 피는 일년초지만 원산지에서는 반관목성 다년초로 야생합니다.



공양간 뒷쪽의 정자로 가는데 개가 막 짖었기에 놀라 서 있으니 공양간에서 보살님이 나왔습니다.

아이고, 동네 갠가보네, 우리는 묶어 두는데. 봄에 오시지, 여기 스님이 들꽃을 좋아하여 봄부터 9월까지가 좋습니다. 그런데 어디서 왔는기요?

네~ 언젠가 겨울에 한 번 들렸는데 작은 농사지만 농사를 짓다보니 이제서야 시간이 나서 왔습니다. 진해에서요.

옴마야 나도 진핸데, 장천에 사는데 어제와서 하룻밤 잤습니다. 멀리서 오셨는데 공양이라도 들고 가시지요. 매일 먹는 밥이다보니 수제비를 끓이려고 반죽도 해뒀고 다시물도 많습니다. 처사님 모시고 오이소.

여긴 연통인가 봅니다. 목련이 단풍이 들었네요.



   풀꽃 /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사찰 곳곳에 좋은 말씀과 시가 이렇게 세워져 있습니다.

얼라아부지가 주차장으로 갔기에 불렀더니 갈길도 멀고 미안하니 그냥 갑시다 하기에 문수사의 수제비는 먹지 못 하고 왔습니다만, 보살님의 마음이 따듯하여 수세비 한 그릇을 이미 비운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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