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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튀김용 천연색소 치자 따다

by 실비단안개 2016.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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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8일

치자를 땄습니다. 좀 더 익혀서 따도 될 텐데 얼라아부지가 따라고 하더군요.

텃밭에 치자를 심은 이유는 첫째 향기가 그윽하며, 둘째 식용으로 가능한 열매가 달리기 때문입니다.

치자는 중국에서 들어왔으며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심어 기르는 꼭두서니과의 상록성 떨기나무입니다. 줄기는 곧추서고 높이 1-3m며 잎은 마주나거나 3장이 돌려나며, 긴 타원형 또는 타원형으로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잎 양면에 털이 없고, 가죽질이며 윤기가 납니다.

꽃은 6~7월에 흰색꽃이 피며 꽃잎은 6~7장이며 수술도 6-7개입니다. 열매는 장과로 노란빛이 도는 붉은색으로 9~10월에 익는데 꽃은 관상용으로, 뿌리와 열매는 약용 ·식용으로 사용하며 열매는 천연 염색재료가 되기도 합니다.




6월에 핀 치자꽃과 꽃치자의 꽃입니다. 치자꽃이 핀 자리에는 치자 열매가 열리지만 꽃치자는 그저 향기만 풍기고 열매는 맺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향기를 맡기위해 꽃치자 한 그루를 구입하여 심었습니다.



6월에 치자꽃이 제법 피더니 열매를 맺어 잘 익었습니다.




치자를 따서 텃밭에 널어 두었더니 엄마께서 집에 가져와 실에 꿰어 베란다에서 말려라고 하여, 이불꿰매는 실을 두겹하여 치자목걸이를 만들었습니다. 굵은 바늘로 꿰었더니 잘 꿰어졌습니다.



차츰 살림군이 되어 가는 듯 합니다. 튀김을 할 때 치자를 우려 걸려 그 물에 밀가루를 넣어 반죽을 했습니다.

치자나무 열매에는 크로신(crocin)과 크로세틴(crocetin)이라는 황색색소를 가지고 있어서 천연염료로 먼 옛날부터 널리 쓰여 왔습니다. 열매를 깨뜨려 물에 담가두면 노란 치자 물이 우러나오는데 농도가 짙을수록 노란빛에 붉은 기운이 들어간 주황색이 됩니다. 이것으로 삼베, 모시 등의 옷감에서부터 종이까지 옛사람들의 생활용품을 아름답게 물들였는데 지금의 인공색소와는 차원이 다른 천연염색제입니다.  옛날에는 각종 전(煎) 등 전통 음식의 색깔을 내는 데 빠질 수 없는 재료였습니다.

 

치자의 성질은 찬 성질을 띄고 있는데요, 내장기관들의 열을 내리는데 아주 특출난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동의보감》에 보면 "가슴과 대장과 소장에 있는 심한 열과 위 안에 있는 열기, 그리고 속이 답답한 것을 낫게 한다. 열독을 없애고 오줌이 잘 나오게 하며, 황달을 낫게 한다. 소갈을 멎게 하며, 입안이 마르고 눈에 핏발이 서며 붓고 아픈 것도 낫게 한다"라고 소개할 정도입니다.


우리가 즐기는 김밥속의 단무지와 카레의 재료로 사용하는 치자나무 열매는 옛날엔 튀김옷으로 사용했습니다.

요즘은 튀김을 사철 만들어 먹을 수 있으며 튀김집 등에서 구입하여 먹을 수 있지만, 옛날엔 집안의 경조사때 주로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나 어른 할 것 없이 기름에 튀긴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나곤 하는데, 치자나무 열매옷을 입힌 튀김은 소화를 돕고 위가 편안해지고 신경도 안정된다고 하니 우리 어머니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음식문화중 하나입니다.

아이들이 단것과 기름진 것을 많이 먹어 입맛을 잃었을 때 치자 한 개를 으깨어 뜨거운 물을 부어 우린다음 윗물만 받아 입을 축이듯 먹으면 입맛이 돌아 온다고 합니다.



우리는 차례나 제사때 튀김과 전을 부치는데 요즘은 달걀 대신 치자열매를 우려 색을 내는데. 색이 달걀을 입혔을 때보다 더 곱습니다.

달걀을 쓸 경우에는 치자물에 밀가루를 완전히 반죽하여 달걀을 풀어야 엉기지 않고 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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