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
제 55회 진해 군항제 폐막 전날입니다. 올핸 겨우 두 번 다녀왔기에 아쉬워 김해에서 돌아 오는 길에 진해 시내로 갔습니다. 내수면 연구소 갈래 벚꽃공원 갈래 하기에 벚꽃공원이라고 했더니 "숨도 안쉬고 벚꽃공원이라고 하네" 하면서 장천초등학교를 지나 벚꽃공원 주차장에 주차를 해 주더군요.
진해엔 벚꽃로, 벚꽃상가, 벚꽃마을아파트 등 벚꽃이 들어가는 길과 건물이 있으며, 시내의 영업장에는 분홍벚꽃이 붙어 있기도 합니다.
진해하면 벚꽃, 벚꽃하면 진해로 통할 정도로 새로 짓는 아파트 단지 도로변에도 벚나무를 심으며 신항배후도로변에도 벚나무를 심었습니다.
벚나무는 잘 자라며 한 그루에 많은 꽃이 피기에 보기에 풍성하며 색상이 예쁘고, 벚꽃이 피면 봄이 왔음을 알 수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군항제때 기사의 댓글을 보면 꼭 일본의 잔재 이런 댓글이 달리는데, 진해의 벚나무는 왕벚나무로 원산지는 제주도입니다.
시내를 다니다보니 벚꽃이 많이 졌었는데 벚꽃공원쪽과 해안도로변에는 아직 50%이상 피어 있습니다.
"산마다 마을마다 뽀얗다, 벚꽃이 이렇게 많이 피기는 처음인갑다. 벚꽃이 많이 피면 뭐든지 길한다고 했는데."
토요일 밤 병원에 가면서 엄마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엄마의 말씀이 아니더라도 올처럼 벚꽃이 일제히 피기도 처음이며 많이 피기도 처음같은데 벌써 꽃잎이 떨어져 도로 가장자리에는 연분홍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해 벚꽃은 1905년 일본인들이 군항기지와 그들의 시가지를 형성 하면서 많이 심게 되었는데, 광복후 배일사상으로 일제의 잔재라 하여 그 당시 식재되어 있던 벚꽃나무를 모두 베어 거의 종족을 감추게 되었으나 1962년 박만규, 부종유 등 두 식물학자에 의하여 진해에 있는 왕벚나무(일본명 소메이요시노 사꾸라)의 원산지가 일본이 아닌 우리나라의 제주도임이 밝혀지면서 인식을 달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도임은 1932년 일본인 코이즈미 박사에 의하여 이미 학계에 보고되었던 것이나 일부 일본의 국수주의적 학자에 의하여 이설이 제기되어 일반화 되지 않아 아는 이가 적었다고 합니다.
진해에 본격적으로 벚나무를 심기 시작한 것은 1910년 6월 18일 도시계획을 위한 측량을 시작한 이후이고 자생수 이외에 2만본으로 조경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계획적으로 심어진 벚꽃나무는 개화기에 시가지를 온통 벚꽃에 묻히게 하는 장관을 이룹니다.
8.15광복 이후에는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일본 국화라 하여 냉대 하였으나, 1960년 들어 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도임이 밝혀지고 관광도시로서 발전적 계획이 수립됨에 따라 우리나라 자생종인 벚나무를 다시 심어 벚꽃의 고장으로 꾸미기로 하였습니다. 이리하여 1차로 1962년에 일본에서 왕벚나무 묘목 2천여 그루를 시와 해군이 공동으로 구입하여 벚꽃장 일대와 통제부 영내 그리고 제황산 공원과 시가지에 심기 시작하였습니다. 현재 진해에는 36만여그루의 벚나무가 심어져 있는데 벚꽃은 산과 들, 마을, 골목골목 핍니다.
진해 벚꽃공원은 태봉(鎭海 將川洞 胎封)이라고 했던 곳으로 이곳은 한국 향토문화 전자대전(http://changwon.grandculture.net/Contents?local=changwon&dataType=01&contents_id=GC02206250)에 의하면 "태봉은 왕실의 태를 봉안하는 태실 중에서 그 태의 주인이 왕으로 즉위하면 태실을 봉하는 제도를 말한다. 태는 태어난 아기의 생명선이며 근원이 된다고 하여 소중하게 다루어졌는데 신분이 귀한 사람이나 계급일수록 죽은 시신과 같은 취급을 받아왔다. 조선 왕실에서는 아기가 태어나면 그 태를 소중하게 취급해 전국에서 길지(吉地)를 골라 태실을 만들어 안태하였다. 처음 태실을 정해 태를 봉안할 때는 태실의 장식이 호화롭지 않으나, 왕이 즉위하는 해 태봉으로 봉해지면 태실 내부와 외부의 장식이 달라진다.
진해 장천동 태봉은 주원장 또는 이성계의 태실이라는 속설이 전해지는 곳이나 증명된 사실은 아니며, 지표 조사 결과에서도 외형상 태봉지로 추정할 만한 증거를 찾지는 못하였다.
[위치]
천자봉에서 남서쪽을 뻗어 내린 사면과 이어지는 해발 60.3m 정도의 소구릉 정상부에 위치한다. 유적의 동쪽으로는 국도 2호선이 개설되어 있고, 서쪽에는 진해만이 입지하고 있다. 유적의 정상부는 후대의 삭평으로 인하여 지형이 완만한 평탄면에 해당하며 경작지로 이용되고 있고, 일부는 현대의 묘지가 조성되어 있다.
[발굴 조사 경위 및 결과]
1990년대 후반 정부 차원에서 전국을 대상으로 『문화 유적 분포 지도』를 발간하여 문화 유적을 체계적으로 보호, 관리하고자 하는 연차적인 사업이 추진되었다. 이에 장천동 태봉은 창원 대학교 박물관에서 1998년~1999년에 수행한 진해시[2010년 7월 1일 창원시로 통합됨에 따라 진해구로 변경됨] 지표 조사 보고서에 기술되었다.
[현황]
창원 대학교 박물관에서 실시한 지표 조사에서 외형상 태봉지로 추정할 만한 석물들의 물적 증거를 찾을 수 없었으며, 정상부의 북쪽 사면에 조영되어 있는 후대 묘역에 단장되어 있는 장대석 등의 석재가 있을 뿐이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가 진해 문화를 배울때 당시 교수님도 이곳을 태봉이라고 했으며 진해의 많은 분들이 태봉으로 알고 있는데 어느 게 확실한지 알 수 없지만 어느날 벚꽃공원이 되어 있더군요.
3월 중순 상리마을을 지나면서 찍은 태봉 즉 벚꽃공원입니다. 꽃이 피면 태봉의 모습을 제대로 알 수 없을 듯 하여 꽃이 피기전에 찍었습니다.
진해 벚꽃공원입니다.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장천동 175-1, 태봉의 주소와 같습니다.
창원시는 2013년 7월부터 특색 있고 차별화 된 전국 최대 다품종 벚나무 군락지인 진해구 장천동 175-1번지 일원 37,462㎡에 '벚꽃공원'을 조성하여 2014년 12월에 개장을 했습니다.
이 '벚꽃공원'은 다품종 벚나무 54종 436본뿐만 아니라 동백나무 외 12종 4만여 본 그리고 초화류(구절초외 3종) 19만본을 심어 '사계절 꽃이 피는 공원'으로 조성한다고 했는데 정말 여러 품종의 벚나무와 구절초 등 들꽃이 식재되어 있었습니다.
'벚꽃공원'에는 진해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와 동백길, 이팝나무길 등 '테마가 있는 아름다운 데크로드' 설치와 함께 친환경적인 산책로(1㎞)를 완만하게 만듦으로써 어린이, 장애인, 노약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했는데, 전망대에서 진해만이 보이긴 했지만 장천항과 그 주변이 어수선했으며, 전망대에 오르기전에 진해만을 조망할 수 있도록 포토존을 지정하여 그곳에는 키큰 벚나무를 식재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4월 2일 밤벚꽃놀이를 가는 길, 일몰이 좋아 뛰어 벚꽃공원 전망대쪽으로 갔습니다. 전망대가 있는 하늘광장에서 찍은 일몰은 가로등이 걸리긴 하지만 제대로 나왔는데 중간과 전망대에서 찍은 일몰은 볼품이 없습니다.
남해 이락사 첨망대에 오르면 관음포와 광양과 여수가 바로 보이는데, 첨망대 아래의 큰소나무 두 그루가 베어져 있었는데 상식에 가까운 일이지만 조망권을 존중해주는 듯 했기에 흐뭇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시 벚꽃공원입니다.
오래전 진해 농업기술센타에서 벚꽃의 종류를 찍어 올린 적이 있습니다. 진해가 창원시에 흡수되기전 진해시 농업기술센터 내에 벚꽃 연구실을 설치 운영했는데, 벚꽃공원의 다품종 벚나무는 어디에서 연구를 하여 식재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예전 진해 농업기술센타의 벚꽃 종류보다 더 많았습니다.
우리의 상식을 깨는 벚꽃이 핀 벚꽃공원의 풍경입니다. 벚꽃은 연분홍색인데 벚꽃공원의 벚꽃은 흰색에 가깝습니다.
벚꽃공원 정문입니다. 진해는 시내 전체가 벚꽃공원인데 따로 벚꽃공원이라고 하니 좀 이상합니다. 그러나 그 속으로 들어 가 보겠습니다.
벚꽃공원 출입구가 여러 곳인데 저는 왼쪽 뒷쪽의 출입구로 들어 갔습니다. 상리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출입구입니다. 다음에 혼자 갈 땐 상리마을에서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야 하거든요.
벚꽃은 꽃이 먼저 피어 꽃이 지면 잎이 핀다고 알고들 있는데, 꽃과 잎이 함께 피는 벚나무도 있습니다.
화려한 수양벚입니다. 오색능수벚과 비슷하기에 구분이 안 되었습니다.
4월 초 상리마을을 지날 때 붉은 꽃이 피었기에 벚꽃공원에 복사꽃이 피었네 했는데 그 붉은 꽃은 카네이션벚과 태양벚이었습니다. 아래는 카네이션벚꽃입니다.
벚나무는 이름표가 있는데 보통 무리로 있었습니다.
이팝나무길, 전망대 등을 알려주는 이정표입니다.
행암앞바다가 보이며 노인과 바다 레스통랑이 보이는데 지금 사정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장천에서 행암으로 가는 샛길에도 벚꽃이 가득 피었습니다.
꽃과 잎이 함께 핀 벚꽃입니다.
하늘광장에 서니 상리마을과 시루봉, 수리봉이 보였습니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풍경입니다.
현판이 없는 정자입니다.
정자에 올라 본 하늘광장과 벚꽃이 핀 곳이 제가 버스를 타고 다니는 도로입니다.
전망대에서 서쪽을 보니 안민고개와 진해탑, 대죽도와 시내 부분이 보입니다.
전망대에서 본 동쪽입니다. 오래전 검문소가 있었던 곳이기에 이곳에는 유난히 벚나무가 많습니다. 진해는 산과 골짜기 어디나 벚나무가 많긴 하지만 이곳은 수령이 오래되어 꽃이 몽실몽실하니 송이가 큽니다.
오색능수벚이라고 하는데 제가 볼 때는 수양벚과 같았습니다.
autumnalis rosea는 춘추벚인데 꽃이 춘추벚꽃이 아닙니다. 이 벚꽃은 송이가 컸으며 꽃자루가 짧았는데 이름이 무엇일까요.
대왕벚과 바슷한데 '일제앵'이라고 했습니다.
송월벚은 오색능수벚과 생김이 비슷한데 가지가 늘어지지 않았습니다.
겹벚입니다. 겹벚은 더 풍성하며 화려한데, 송월벚, 오색능수벚, 수양벚 등이 겹벚이었습니다.
퍼플미니입니다. 꽃받침에 싸인 작은꽃봉오리가 보석같습니다. 잎이 꽃받침과 붉은색입니다.
키가 컸으며 마치 과실수 같은 벚나무도 있었습니다.
제가 봤을 때의 이미지와 사진으로 보는 이미지가 다른데요, 처음 봤을 땐 마치 작은 나팔꽃같았습니다. 이름은 백광입니다.
헉 이게 뭐지? 처음 만난 '진황금벚'입니다. 이름표가 돌아 있었기에 안에 들어가서 이름을 확인했습니다. 정말 생뚱맞은 벚나무의 꽃 색깔입니다. 이름처럼 황금색도 아니며 우중충한 색이었습니다. 어쩌자고 이런 색의 벚꽃을 생산했을까요. 벚꽃하면 분홍분홍인데 말입니다.
산책로 아래쪽에는 키가 큰 벚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잎이 많이 피었다보니 마치 다른 나무같습니다.
또 바람이 불었습니다.
능수벚 찍을 때 바람이 많이 불었기에 기다리고 또 기다려 찍었거든요.
벚꽃공원은 벚꽃이 피었지만 요란하지 않아 시민들이 산책을 하기에 좋았습니다. 산책로 또한 완만하기에 어린이와 어르신들이 함께 하기에도 좋았고요.
산책로가 있는 반면 나무데크와 계단이 있기도 한데 젊은이들은 이 계단으로 보통 다녔습니다. 벚꽃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진해의 봄날이 가고 있습니다.
봄은 연인의 계절입니다. 곳곳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셀카를 찍고 했습니다. 우리는 함께 다니지만 늘 따로기에 함께인 풍경이 보기 좋았습니다.
돌고 도니 또 장천 검문소가 있었던 산이 보입니다.
위의 아기를 당겨봤습니다. 화관을 썼더라고요. 이 아기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엄마와 함께 벚꽃공원을 찾았더군요. 참 가로등마다 벚꽃이 피었습니다.
벚꽃의 색깔이 이상한지 올려다 봅니다. 저도 올려다 봤습니다. 그런데 한 나무에 흰색과 분홍색의 꽃이 함께 피어 있었습니다. 벚꽃공원의 벚나무는 54종이라고 했으니 여기에 다 올리지 못 했지만 별의별 벚나무가 다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조용히 벚꽃을 즐기고 싶다면 올핸 늦었으니 내년 군항제 기긴에는 벚꽃공원을 찾아보고 벚꽃 종류도 공부해 보면 좋겠습니다.
벚꽃 = 왕벚나무, 연분홍이 꼭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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