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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고기의 대왕 쏘가리 매운탕/산청 남원식당

by 실비단안개 2017.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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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3일

종일 많이도 다녔습니다. 하여 저녁식사는 좋은 걸로 해야지 했는데 해가 지기에 전화로 수소문하여 산청 생초의 남원식당으로 갔습니다.

둑넘어에는 남강 상류로 경호강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생초면엔 민물고기 밥집이 많았는데 그중 쏘가리 전문점인 남원식당입니다. 아래 사진은 식당 내부 반 정도 모습인데 식당이 꽤 넓더군요.



수족관에서 노니는 은어와 메기입니다.



우리가 주문한 쏘가리입니다.

쏘가리는 원래 1급청정 어종으로 맑고 깨끗한 곳을 좋아하는 어종인데, 70~80년대 산업발달로 수세식 화장실이나 세제를 사용하면서 급격히 수질이 오염되고 지방자치제에서 하천 생태는 생각지 않고 마구잡이로 파헤치면서 산란장과 서식장소가 사라지면서 환경오염과 함께 자생이 어렵게 되었다고 합니다.

1980년대 경호강 쏘가리 맛은 전국에서 알아주었고, 산청 생초면 식당가는 쏘가리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고 합니다. 그러던 경호강 쏘가리가 사라진 이유는 하천 직강공사로 인한 서식환경이 나빠지고, 수질이 오염되면서 자체 산란과 번식이 되질 않고, 불법어업이 심각한 수준에 달하는 등 다양한 원인으로 쏘가리가 사라졌다고 하는데, 한국 쏘가리 연구소는 경호강에 쏘가리를 복원하기 위해 수년간 치어를 방류한 결과 작년에 이어 낚시대회를 할 정도로 쏘가리가 복원되었습니다.



차림표입니다.



기본상차림입니다. 쪽파김치, 깻잎지, 참나물, 달걀찜 등 보통 집에서 먹는 찬이 차려졌으며, 이어 한소큼 끓인 쏘가리탕이 나왔습니다.




쏘가리는 농어과에 속하는 민물고기로 옛부터 귀한 대접을 받았다고 합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강이나 하천의 바위 밑에서 조용하게 숨어 살다가 피라미 등의 먹잇감이 나타나면 포효하는 맹수처럼 튀어나와 순식간에 집어삼키는 민물고기 사냥꾼입니다. 쏘가리의 한자인 '궐(鱖)'이 궁궐의 '궐(闕)'과 소리가 같다 하여, 옛 문인들은 '궁궐에 들락거릴 정도로 높은 벼슬을 하라'고 기원하는 의미에서 쏘가리를 그려 벗에게 선사했다고 합니다.

쏘가리탕은 여름철 보양음식으로 최상위 인기 음식 중 하나입니다. 이른 더위로 입맛을 잃기 쉬운 계절이며 우리는 종일 쉼없이 다녔기에 피로하기도 했기에 쏘가리 매운탕으로 했습니다. 쏘가리는 살이 돼지고기처럼 맛있다는 뜻의 수돈(水豚), 맛잉어 등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더위에 지친 입맛을 되살려주고 체질을 강화시켜준다고 하는 쏘가리탕을 끓일 때 가장 중요한 대목은 재료의 신선도지요. 아무리 양념을 많이 넣어도 재료가 좋지 않다면 다른 음식도 그러하지만 쏘가리탕은 품격을 잃을 수 밖에 없습니다.
경호강의 맑고 깨끗한 물에서 자란 쏘가리를 전국 최고로 손꼽는 것도 이때문인데, 횟감용으로 사용해도 될만큼 팔딱팔딱 뛰는 쏘가리를 탕 재료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끓고 있는 쏘가리탕입니다. 쏘가리와 우거지, 양파 등 여러가지 채소를 넣고 끓이는데, 민물고기 특유의 비린맛이 나지 않도록 끓이는 게 맛을 좌우하지요. 일행중 민물고기 매운탕을 먹지 않는다는 이가 있었지만 그니도 맛나게 드셨습니다.



우거지와 함께 맛있게 끓고 있는 쏘가리탕을 일행이 개인 대접에 펍니다. 침이 꼴깍 넘어갔습니다.



쏘가리탕 살코기도 맛났지만 매운탕은 뭐니뭐니해도 국물맛이지요. 우리가 한 대접을 비우니 주인장이 서빙을 해 주면서 쏘가리는 민물고기의 대왕이니 많이 드시고 몸보신 하랍니다. 음식도 맛나는 데 주인까지 친절했기에 다음에 산청에 갈 일이 있다면 이 집에서 다시 한 번 식사를 하고 싶습니다. 달걀찜을 더 달라고 하니 한 접시 더 주기도 했습니다. 뭐든 말씀을 하시라면서요.



뼈를 발라낸 후 살을 으깨어 밥을 말았습니다. 시원하며 뜨끈했고 매콤했습니다.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비웠더군요. 땀을 흘리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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