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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블로그 10년지기들 텃밭에서 놀다

by 실비단안개 2017.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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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일

이웃 블로거들이 텃밭에 오기로 했기에 준비를 하는데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장마철이니 비는 언제라도 쏟다질 수 있으니 밀고 나가야지요.

그래도 혹시나 하며 달그리메님에게 전화를 하니 귀산동 선비님댁인데 그렇잖아도 우째야 하노 하며 이야기중이랍니다.

우야긴요.

햇수로 텃밭에 오기로 한 블로거들과의 인연이 10년입니다. 블로그를 운영한지는 12년째고요.

경남도민일보의 갱블과 자회사 해딴에서 운영하는 팸투어 덕분에 지금껏 인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처음 블로그를 운영할 때 활동하던 많은 이들이 블로그를 닫거나 비공개거나 휴먼상태이기도 한데 우리는 어쨌던 블로그라는 매개체를 중심으로 가끔, 아주 가끔 만나는 그런 사이들입니다.

몇 달만에 만나도 어제 만나고 오늘 만난 듯 한 사이인데 우리는 지난달(6월 11일)에 만나고 20여일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그중에는 텃밭을 다녀간 이도 있으며 처음인 이도 있습니다.

남편은 숯불을 피운다면서 큰수박을 들고 일찍 텃밭으로 가고, 저는 귀산동에서 출발한다는 소식과 함께 텃밭으로 갔습니다. 귀산동에서 우리 텃밭까지 20여분이면 되거든요.


번개탄이 오래되어 불이 잘 안붙는답니다. 부채질을 하여 불을 붙이고 우리 빌라앞에서 달그리메님이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기에 얼라아부지는 집으로 갔습니다. 이어 양산의 커서님과 커피믹스님이 도착했습니다.

모두 도착하자 밥상을 차렸습니다. 고기를 구워먹기로 했지만 그래도 밥 때니 밥을 먹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달그리메님은 채소를 아주 좋아하는 분입니다.



이 계절 촌밥상이 다 그렇겠지만 오이냉국과 장아찌류, 김치, 감자와 바지락넣은 된장국에 쌈채소와 양파, 풋고추 등입니다.



선비님 고기굽기에 당첨.

비가 내리는데 오이냉국 한 그릇을 먹었으면 좋겠답니다. 통했습니다.



옛말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지요. 저도 그렇고 우리 친구들도 늙어 가고 있습니다. 10년전엔 그래도 40대였는데요. 안경 낀 여자분이 커서님의 부인인 커피믹스님인데 아직 한창때인 40대며 커서님의 권유로 블로그를 운영하는데 아직 10년이 되지 않았으며, 커서님은 팀블로그 무브온21 멤버였으니 얼굴을 안지는 10년이지만 그전부터 알았던 사이입니다.

노랑티셔츠를 입은 이는 경남도민일보 김훤주 기자며 김주완 이사님과 함께 팀블로그를 운영하고, 분홍리본을 단 달그리메님도 알고 지낸지 10년이 채 안되지만 현재 블로거들 중 가장 친한 이라고 생각하는데 달그리메님의 생각은 모르겠습니다. 달그리메님과는 지율 스님의 낙동강 사진전을 할 때 함께 다니면서 가까워졌고 현재는 해딴에 직원이기도 합니다.

이야기가 끝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중년들의 모임과 달리 아이들 이야기는 전혀 없는 게 특징입니다. 지독한 개인주의가 블로거들인 모양입니다.



고기를 다 구운 선비님 불판을 닦습니다. 불판은 맥주로 닦아야 한다네요.

기가막힌게 맥주가 유통기한이 있더군요. 이웃에서 준 맥주인데 마시지 않기에 두었더니 유통기한이 지났다더군요. 황당!

남편이 전날 함께 장을 보면서 나 빼고 모두 술 마시는 데 소주도 사야지 하니, 서너병 사야 할 걸 하기에 두병을 들었다 세병으로 했는데 잘한 듯 했습니다. 옹달샘에 유통기한이 지났는지 어쨌는지 알 수 없는 소주가 몇 년째 있기도 하며, 캔맥주도 4캔인가 있기도 했고 막걸리도 한 병 있었습니다. 비는 내리다 멎다를 반복했습니다.



수박을 한 통 사서 김치냉장고에서 하룻밤 차게 하여 웅덩이에 담가 두었는데 커피믹스님 내외가 냉장 수박을 들고 왔기에 자르니 씨없는 수박이었습니다. 고기먹은 후 좋은 후식이 되었습니다. 감사!



비가 막 쏟아졌습니다. 운동화와 샌달을 평상 아래로 밀어 넣었습니다. 달그리메님이 평소에 샌달을 신고 다녔는데 운동화가 달그리메님의 신발이라고 하네요. 신발 젖을라 하며 운동화라고 했습니다.



2차 무인찻집에서 찍은 달그리메님의 운동화입니다. 화가가 직접 그린 작품운동화인데 젖으면 안되는 그런 신발이었습니다. 화가 사인있나하니 보여줍니다. 제가 본들 누군지 알겠습니까. 장마철에 그림운동화를 신은 달그리메님이 잘못 선택했지요.

내리는 비를 보며 비가오니 더 운치있으며, 평지같으면 이런 맛이 없을 거라나요.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참 생각날 때 줘야지.

페퍼민트차를 달그리메님과 커피믹스님께 드렸습니다. 그리곤 생잎을 따서 차로 만들어 주었더니 정말 좋다네요. 씹다 붙여뒀다 다시 씹는 껌이 아닌, 새껌을 씹는 그런 느낌이라나요.



커서님은 육고기를 즐기지 않는답니다. 그런데 속이 안좋다고 하더니 페퍼민트차를 마시더니 속이 편안해졌다고 하기에 며칠 차로 마실 수 있도록 생잎을 조금 따 주었습니다.



비 멎었을 때 상추도 솎고 고추도 땁시다. 땡초와 꽈리고추 조금 따고 김훤주 기자는 상추를 솎았는데 넉넉하게 솎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선비님이 별수국이 귀하다며 삽목하게 좀 달라고 하기에 묵은 가지를 꺾어 드리니 꽃은 따로 잘랐습니다.



커피믹스님 들고 서봐요, 집에 가지고 가서 꽃병에 꽂고. 젊다는 게 큰무기며 재산입니다. 이쁩니다.



툭튀어 나왔던 가지를 자르니 별수국이 제법 귀티가 납니다. 렌즈가 습해졌네요. 아련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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