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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국밥에 방아잎이라니/밀양 단골집

by 실비단안개 2017.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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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2일

빻은 고춧가루를 들고 국밥집으로 갔습니다. 고추방앗간에서 점심식사 이야기가 나왔으며 젊은 주인이 "그 국밥집에 가면 방아잎을 넣어 달라고 하세요, 여러 국밥집이 있지만 방아잎을 넣어 주는 집은 그집뿐입니다."라고 했기에 우리는 그집을 찾아 갔습니다. 시장통을 몇 번 돌았기에 단골집위치를 알고 있었거든요.

단골집은 밀양 전통시장통에 있으며 시장통의 밥집들이 그러하듯 허름했습니다.



점심때라 손님이 많은 가 생각했더니 평소에도 손님이 많은 듯 출입문에 "입장하시는 분들은 입장하라고 하시면 들어와 주세요"하는 안내글이 있었습니다.



시골 시장통 국밥집에 유명인들의 싸인이 있었습니다. 물론 입구에서 방송출연 밥집이란 건 알았지만 생각보다 더 유명한 국밥집이었습니다.



자리를 잡고 밥집안을 둘러보니 6시 내고향과 3대천왕 출연 사진이 있었으며, 사장님의 인생이 담긴 글이 있기도 했습니다.


코앞만 보고 열심히 살아온 인생길
지금 뒤돌아보니 아주 먼 길을 걸어왔건만
휴식도 없고 쌓임도 없고
노을이 물든 지평선을 걸어가는 나그네 심정이라

.

.

.



사진의 할머니께서 국밥을 말고 계셨습니다. 표정이 인자하셨습니다.


마이 묵지?

네 이제 먹으려고요.


단골집은 70여년 전통의 2대째 이어오는 돼지국밥집으로 '2015 밀양향토음식경연대회'에서 돼지머리국밥으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단골집에서는 국물을 낼 때 옛날 방식을 그대로 재현하는데요, 돼지머리와 앞다리, 내장, 돼지 사골을 넣어 끓인 후, 뚝배기에 그 국물을 담고 그리고 밥을 올리고 한번 토렴을 한 후에, 머리고기와 내장 등을 넣고 손님상에 내어 놓습니다.



아무리 유명한 맛집이라고 그냥 먹을 수 없어 원산지 표시판을 확인했습니다. 배추김치의 고춧가루만 중국산이며 나머지는 모두 국내산입니다.



우리는 간단히 국밥을 주문했으며 주문할 때 방아잎을 넣어달라고 했더니 방아잎이 든 바구니를 들고 와서 넣어 주었습니다.

그동안 여러지역에서 돼지국밥을 많이 먹었는데 방아잎을 넣은 돼지국밥은 처음입니다.



방아 새순과 꽃대와 꽃입니다. 방아는 배초향이라고 하며, 아시아 (대한민국,일본,중국) 원산으로 꿀풀과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페퍼민트와 마찬가지로 허브류입니다.

7~9월에 자줏빛이 도는 입술 모양의 꽃이 윤산 꽃차례를 이루며 줄기 끝이나 가지 끝에 빽빽하게 달려 피며, 꽃차례는 이삭 모양이며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는데 갈라진 조각은 좁은 삼각형입니다. 꽃부리는 윗입술꽃잎은 작고 아랫입술꽃잎은 크며 3개로 갈라지는데 4개의 수술 중 2개는 깁니다. 관상용·식용·약용으로 이용되며, 어린순을 나물로 먹으며 또한 어린잎은 향미료로 이용됩니다.

방아는 쌈채소로 새롭게 떠오르는 채소며, 주로 소화기 질환을 다스립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돼지국밥은 국물이 뽀얀데 단골집 돼지국밥의 국물은 맑은국물이었습니다.

돼지국밥은 경상도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즐기는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의 하나로 부산에는 돼지국밥 골목까지 있을 정도인데요, 그런데 간판을 보면 밀양돼지국밥이 상당하지요.

고추방앗간에서 밀양돼지국밥집이 많은데 이유가 뭘까요하니, 돼지국밥이 피난 음식으로도 알려져 있지만 밀양 무안에서 처음 돼지국밥을 말아서 팔았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밀양돼지국밥집이 많지 않을까 생각한답니다.


국밥집 찬은 언제나 간단합니다. 따라서는 순대 몇 점 내어 주는 집이 있기도 하지만 김치나 나박김치, 정구지겉절이, 풋고추와 양파, 마늘, 쌈장이나 된장, 새우젓이 나오는데, 단골집에서는 김치와 양파, 풋고추, 마늘, 새우젓이 나왔으며 부추겉절이 대신 국밥위에 부추를 얹었습니다.

부추와 새우젓은 돼지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 음식으로, 특히 새우젓은 돼지고기와 함께 먹으면 체하지 않고 소화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돼지고기의 느끼한 맛을 없애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돼지고기의 찬 성질과 부추의 따뜻한 성질은 찰떡궁합으로 부추는 돼지고기의 잡냄새를 없애주기도 하는데, 파 종류의 부추, 파, 마늘, 양파 등은 따뜻한 음식으로 독특한 냄새를 지니고 있고 그 냄새의 성분은 알리신이라는 성분입니다.
이 알리신은 감칠맛을 증가시켜주기 때문에 돼지고기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단골집에서는 국밥 네 종류(돼지국밥[편육], 내장국밥[내장], 섞어국밥[편육 + 내장], 머리국밥)가 있었는데, 평소에 얼라아부지는 내장국밥을 먹는데 이날은 돼지국밥을 함께 주문했습니다.

방아잎과 정구지를 국밥에 잘 섞은 후 국물맛을 봤습니다. 깔끔하며 시원했지요. 그리곤 돼지국밥이니 고기양이 궁금하여 숟갈로 퍼보니 투박할 정도의 큼직한 돼지고기가 있었습니다. 어떤 집의 고기는 얇게 뜬 편육이 나오기도 하는데 단골집은 달랐습니다.

굳이 흠이라면 따로국밥이 아니란 건데요, 대신 밥알 하나하나에 국물맛이 배어있는 듯 했습니다.

방아잎은 독특한 향때문에 향신료로 사용되며, 식욕을 부르는 재료입니다.

방아잎향을 싫어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경상도에서는 추어탕, 장어탕 등에 방아잎을 넣으며 정구지지짐에도 방아잎을 넣고 생선회를 싸 먹기도 하는데, 돼지국밥의 냄새를 잡는데도 최고라고 합니다.

새우젓을 넣어야 하는데 간을 보니 넣지 않아도 입에 맞았기에 새우젓을 넣지 않고 먹었습니다. 깔끔하며 방아향이 입안에 퍼졌습니다.




어느새 국밥 한 그릇을 비웠습니다. 옆에선 손님이 우리가 일어나길 기다리고 있었고요.

줄 서서 먹는 집, 늦으면 재료가 떨어져서 발길을 돌려야 하는 집이 밀양 내일동 전통시장의 단골집입니다.

단골집

주소 :(도로명) 주소경남 밀양시 상설시장3길 18-16

       구(지번) 주소밀양시 내일동 174-1 

        055-354-7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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