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3일
- 7번 국도 여행 3, 경주 양남 주상절리와 문무대왕릉
울산을 벗어난 우리는 동해안로(국도 31호)를 따라 달렸습니다. 경주로 갑니다. 잠시 의견이 엇갈렸는데, 저는 감은사지 3층 석탑을 본 후 송대말 등대로 가고 했고, 나머지 식구들은 감은사지에 가려면 경주 시내로 들어 가야 하기에 도로가 막힐 수 있으며 시간이 많이 걸리니 속초에서 내려오는 길에 감은사지로 가자고 했습니다. 듣고 보니 그럴듯 하기에 그러자고 했습니다.(그런데 돌아 오는 길에 경주에 들리지 못 했습니다.)
송대말 등대로 가는 길에 주상절리가 있으니 그곳으로 가자고 하여 경주 양남면으로 갔습니다.
주상절리는 제주도에서 봤는데 경주에 주상절리가 있다는 건 처음 들었기에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해파랑길 경북 첫 코스가 양남 주상절리라고 합니다.
하서항입니다. 항구에는 국수집이 많았고 가자미를 말리고 있으며 방파제끝엔 사랑의 자물쇠가 있었습니다. 방파제 입구에는 사랑의 자물쇠 기사가 실린 경북일보가 있기도 했지만 우리는 옆의 주상절리로 갔습니다.
친절하게 주상절리(천연기념물 제536호) 설명이 있었습니다.
양남 주상절리는 누운 주상절리로, 양남 주상절리군은 신생대 제3기의 에오세(5400만 년 전)에서 마이오세(460만 년 전) 사이에 경주와 울산 해안지역 일대의 활발했던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고 합니다. 당시 지표로 분출한 용암이 낮은 곳으로 흘러 급랭하면서 수축되었는데, 이 때 만들어진 육각 또는 오각 기둥 모양의 수직단열입니다.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을 이루는 현무암의 반정(斑晶: 반상 석리에서 나타나는 큰 결정)은 주로 사장석으로 크기는 전체적으로 크기가 1㎜ 이상인 것이 20% 이상이며, 3㎜ 이상의 반정도 관찰된다고 합니다.
이곳 해변에는 10m가 넘는 정교한 돌기둥들이 1.7㎞에 걸쳐 분포해 있으며, 주름치마, 부채꼴, 꽃봉오리 등 다양한 형태의 주상절리가 존재하는데, 몽돌길, 야생화길, 등대길, 데크길 등 해안 환경을 고려한 테마로 1.7㎞에 걸쳐 주상절리 전 구간을 산책할 수 있는 파도소리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제주도와 달리 누운 주상절리다보니 별 감흥이 일지 않았지만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기에 찬찬히 구경했습니다.
항구 주변으로 국수집이 많이 있었습니다. 관광지인데 특산물이 없는건지 국수집이 많더라고요. 국수는 좀 뭐하여 아구찜을 먹으러 가니 오늘 장사가 끝났다고 했습니다. 여행객들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여러 집 가운데 손님이 많이 드나드는 국수집으로 갔습니다.
구룡포에 가면 먹어야 겠다고 생각한 모리칼국수가 있었기에 3인분을 주문하고 밥 두 공기를 추가했습니다. 모리국수가 양이 많다는 걸 알았거든요. 갈길이 먼데 벌써 오후 3시였습니다.
모리칼국수로 배를 든든하게 한 후 다시 출발했습니다. 감포 문무대왕릉으로.
울산 대왕암으로 갈 때 문무대왕릉은 감포에 있는데 왜 울산이지 하며 갔었는데 진짜 문무대왕릉입니다. 대왕암은 삼국통일을 이룩한 신라 제30대 문무왕의 수중릉입니다.
여행객들이 계속 설명을 읽었기에 겨우 찍었는데 그래도 누군가의 어깨가 나왔습니다.
문무대왕릉은 사적 제158호로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은 자신이 죽으면 불교식으로 화장한 뒤 유골을 동해에 묻으면 용이 되어 동해로 침입하는 왜구를 막겠다는 유언을 남겼지요. 681년 문무왕이 죽자 유언에 따라 화장한 유골을 동해의 큰 바위에 장사지내고, 그 바위를 대왕암이라고 불렀습니다. 바위는 둘레가 200m쯤 되는 천연 암초인데 사방으로 물길을 터놓았는데, 이 물길은 인공을 가한 흔적이 있고, 안쪽 가운데에 길이 3.7m, 높이 1.45m, 너비 2.6m의 큰 돌이 남북으로 길게 놓여 있어 이 돌 밑에 문무왕의 유골을 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682년 감은사를 지어 불력에 의해 왜구를 막으려 했는데, <삼국유사>에는 감은사의 금당 아래를 깎아 동해로 구멍을 내어 해룡이 된 문무왕이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고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안내 설명에 있는 문무대왕릉입니다.
문무대왕릉으로 가는 길이 태풍에 무너졌는지 엉망이었습니다. 어쩌면 지진의 영향일 수도 있겠네요. 주상절리와 문무대왕릉 두 곳 다 지진과 상관없이 여행객이 많았으며 우리도 지진을 걱정하지 않았습니다만 입구에 지진해일 대피 안내판이 있었습니다.
대왕암입니다. 갈매기에 싸였습니다.
갈매기를 부른 두 분입니다. 새우깡으로 계속 갈매기를 부르더군요. 덕분에 우리도 즐거웠고 여행객들도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대왕암에도 갈매기가 하얗게 앉아 있었습니다.
동해바다와 갈매기와 여행객들입니다.
무속인이 다녀간지 얼마되지 않았는지 촛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무속인들에게 대왕암은 아주 큰 기도처라고 합니다. 그래도 행위를 마쳤으면 촛불을 꺼야 겠지요.
식구들이 보이지 않았지만 말리는 오징어를 찍고 주차장으로 가다 다시 돌아가 사진을 찍은 점방에서 쥐포 두 머리를 구웠습니다. 또 달려야 하니 입이 심심할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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