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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여행 1. 끝도 시작도 없는 미로같은 매미성

by 실비단안개 2018.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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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1일

동백꽃 여행 1. 끝도 시작도 없는 미로같은 매미성


동백은 아니더라도 춘백이라도 만나자 하는 마음으로 거제도로 갔습니다.

거제는 동백숲이 있으며 동백섬인 지심도가 있고 도로에도 동백나무가 많은 섬이고 도시며, 아주 가끔 찾아 가기에 낯설지 않은 섬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갈 곳은 공곶이와 바람의 언덕인데 가는 길에 매미성을 둘러보자며 매미성으로 갔습니다.

매미성은 장목면에 있기에 거가대교를 지나면 금방 닿는 곳이기도 합니다. 내비에 입력을 하니 바로 안내가 되었습니다.



매미성이 있는 마을은 장목면 복항마을입니다. 마을은 작았으며 아쉽게 주차장이 없어 도로변에 주차를 해야 했는데 이른 시간임에도 여행객이 많은 듯 주차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주차를 하는 사이 차에서 내려 둘러보니 마을 입구에 애기동백농장이 있었습니다. 애기동백을 찍기에는 늦었지만 지고 있는 애기동백도 반가워 찍었습니다. 애기동백은 쪽동백보다 색상이 연하며 화려하고 많이 핍니다.





매미성으로 가는 길은 마을 골목입니다. 매미성 여행객을 위한 카페인지 마을 입구에는 카페가 있었으며 쪽파, 쑥 같은 텃밭채소를 팔고 있었고 매화가 한창이었습니다. 거제가 진해보다 더 따듯한 모양입니다.




매미성입니다. 중세 유럽의 성처럼 견고하게 보였으며 웅장했습니다.

매미성은 2003년 태풍 매미로 경작지를 잃은 시민 백순삼 씨가 자연재해로부터 작물을 지키기 위해 오랜 시간 홀로 쌓아올린 벽입니다. 바닷가 근처에 네모반듯한 돌을 쌓고 시멘트로 메우길 반복한 것이 이제는 유럽의 중세시대를 연상케 하는 성이 됐습니다. 그 규모나 디자인이 설계도 한 장 없이 지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훌륭한데, 15년째 혼자 쌓은 성곽의 규모만 120~130m인데 아직도 쌓고 있었습니다.


매미성은 SBS '미운 우리 새끼' 등 TV 프로그램에 다수 방영 된 바 있는데, 기본 편의시설인 공중화장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방문 관광객과 인근 주민들이 크고 작은 불편을 겪고 있음을 파악한 거제시는 관광객과 주민 편의향상을 위해 수세식 화장실(입구 소나무 아래)로 새 단장을 완료했다고 할 정도로 거제도의 숨은 명소입니다.




매미성은 바닷가의 바위위에 네모반듯한 돌을 쌓고 시멘트로 메우길 반복하는데, 몇 곳에 계단이 있고 마치 미로같았습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다른 곳으로 이동을 했으며 또 다른 계단으로 내려오다보면 옆으로 이동하기도 했으며, 바닷가로 내려오기도 했고 다시 전망대가 있는 맨 위로 올라가 있기도 한 끝도 시작도 없는 그런 성이었습니다.

매미성 전망대(꼭대기)에 오르면 멀리 거가대교가 보이며 몽돌해변이 넓게 펼쳐져 있으며 바닷물은 명경처럼 맑고, 맞은편에는 이수도가 있습니다.





전망대안쪽에서 남자 한 분이 성벽쌓는 일을 하고 있었기에 말을 거니 말을 걸지 말라고 했습니다. 여행객 모두의 질문을 받아 답을 하다보면 일하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일 겁니다.



성은 곳곳에 옛성의 총안(총구멍)처럼 구멍이 나 있었고 그 사이로 식물이 자라기도 하며, 미로같은 벽속에서 대나무가 자라기도 했습니다.






몇 번을 오르내리며 살펴보니 나무판넬로 가려진 부분이 몇 있었는데 그곳에는 인부의 작업복이 있기도 했고 공구가 있기도 했으며, 작은 주방같은 곳도 있었습니다.



성벽사이에는 배수시설이 되어 있었고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수도시설이 되어 있었으며, 설계도없이 만드는 성이지만 덩굴식물이 덩굴을 내릴 경우 고정할 수 있는 못을 벽에 미리 박아 두기도 했으니 백순삼 씨의 머리와 마음이 설계도인 것 같았습니다.




다시 입구(?)부터 올랐습니다.




덩굴식물 고정용 못이 박혀 있는데 시멘트니 공사시에 미리 박은 듯 하며, 총구같은 작은 구멍에는 양치식물이 생명을 잇고 있었습니다.



덩굴식물이 못으로 고정을 하지만 성벽을 만들 때 미리 구멍을 만들기도 했고 식물이 자라는 정도에 따라 시멘트로 고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담쟁이의 경우 빨판이 있기에 굳이 이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 대단한 정성으로 보였습니다.



성을 꼭 네모돌로만 쌓은 건 아닙니다. 시멘트로 멋을 내어 기둥모습을 연출하기도 했으며, 돌이나 빈병을 박아 심심치 않게 하기도 했습니다.




미우새 김건모의 흔적인가 봅니다.




소원이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들입니다. 공간만 있으면 돌멩이 탑을 쌓습니다.

일요일인 이날은 날씨가 포근하여 그런지 봄바다를 찾은 이들이 무척 많았는데, 매미성에도 이른 시간부터 많은 여행객들이 추억쌓기에 바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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