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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히어리의 학명과 북방한계선(지구온난화)

by 실비단안개 2018.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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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3일

선암사에서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순천 전통야생차 체험관'이 있습니다. 매화가 피었으며 길 가장자리에는 구절초 새싹이 송송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가을에 참 예쁘겠다며 걷는데 마른가지에 마치 금귀걸이같은 히어리가 피어 있었습니다. 물론 조경이겠지만 꽃집이 아닌 실외에서 처름 만났습니다.




히어리는 조록나무과의 낙엽활엽수 관목으로 지리산을 중심으로 한 전라남도 지역의 산지에 집중 분포하지만, 중부 지방에서도 가끔 발견된다고 합니다. 개나리, 산수유 등과 함께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나무로 유명하지요.

학명은 Corylopsis coreana Uyeki, 일제강점기인 1924년 일본인 식물학자 'Uyeki(우에끼)'가  최초로 발견하여 coreana라는 종명을 넣었으나 최근 일본에도 이 식물이 자생한다는 보고가 있어 지금은 특산식물에서 제외된 식물이라고 합니다.

히어리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되어 특산식물임이 알려지게 된 것은 일본의 지배를 받던 시절 水原高農(현 서울대농대) 교수였던 일본인 식물학자 '우에키 호미키(植木秀幹)'에 의해서였다고 합니다. 동경제국대학 임학과를 졸업하고 1907년에 한국정부(당시 대한제국을 줄여 한국이라 표현해서 가끔 문헌에도 이렇게 표현)의 초청으로 조선에 와서 1918년 수원농림전문학과 교수로 생활을 시작합니다.  당시 조선총독부 임업시험장기사를 겸직하였고 2년 정도 하버드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한 후 귀국해서 추후 1928년 소나무 조림과 관련된 내용으로 동경제국대학에서 박사를 받았습니다.
1945년 해방 때까지 거의 평생(63세)을 한반도에서 머물렀고 당시 임업 분야에 많은 공헌을 해서 조선총독부에서 수차례 공로상을 받았던 분입니다.


히어리의 속명인 'Corylopsis'는 개암나무(Corylus)를 닮았다는 뜻의 '옵시스(opsis)'가 합쳐진 말이고, 영어 이름도 '윈터하젤(Winter Hazel)', 즉 겨울개암이라고 한답니다. 개암나무와 히어리는 전혀 다른 식물이지만 잎 모양이 닮았으며, 히어리의 열매가 설익었을 때 보면 개암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아직 잎과 열매를 본적은 없습니다.


히어리라는 이름은 마치 외래어처럼 느껴지지만 순수한 우리 이름이랍니다. 발견 당시 마을 사람들이 뜻을 알 수 없는 사투리로 '히어리'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이것이 그대로 정식 이름이 되었다는 설과 이상규의 <산과 야생화>에 의하면 순천 등지에서 불려진 옛 이름은 '시오리나무', 시오리(十五里) 즉 십오리(6km)거리마다 이 나무를 심어 거리를 표시 한데서 유래되었다고 하는 설이 있는데,1966년 이창복 박사가 시오리나무를 그 지역의 방언인 히어리나무라 개칭하여 학계에 발표하면서 히어리가 된 것이라고 합니다. 어쨌던 리자로 끝나는 봄처럼 부드러운 이름입니다.

히어리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한반도 고유식물로 환경부에서는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다가 지속적으로 발견되는 자생지와 충분한 개체수가 확인되어 2011년에 지정 해제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대량 증식에 성공하여 공원에 조경수로 많이 식재되고 있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입니다.


히어리는 잎이 나오기 전 8~12개씩 작은 초롱모양의 연노랑 꽃이 핍니다. 원뿔모양의 꽃차례라고는 하나 꽃대 길이가 짧아 이삭처럼 밑으로 늘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꽃이 다 피어도 꽃잎은 반쯤 벌어진 상태로 있으며, 안에서 붉고 노란색 꽃밥을 다소곳이 내밀고 있는 모습이 소박하고 정겹습니다.





히어리는 키가 3~5미터 정도 자라는 작은 나무이며, 줄기가 여럿으로 갈라져 포기처럼 됩니다.

히어리는 처음 발견될 당시에는 따뜻한 남쪽에만 있는 꽃으로, 상대적으로 추운 중부지방에는 살지 못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었는데, 경기도 수원 근교의 광교산과 강원도 백운산에서도 이 나무의 군락지가 발견되어 히어리의 자생 북방한계선이 중부지방으로 올라가게 되었는데, 추운 환경에서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지구온난화의 영향일 수도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는 가운데 농작물 재배 지역이 북쪽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합니다. 통계청이 10일 공개한 보고서 '기후 변화에 따른 주요 농작물 주산지 이동현황'을 보면, 전국 주요 권역의 연 평균 기온은 최근 40여 년 사이에 1도 안팎으로 상승했고 강원도에서 사과재배 면적이 확대하는 등 농작물 재배 면적에도 변화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남·북반구 온대지역이 원산지인 사과가 황해남도 과일군 과수원에 주렁주렁 열린 앞에서 북한의 김정은이 환하게 웃는 모습이 지난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기온 상승으로 주요 농작물의 주산지가 북상하고 있는 거지요.

온난화의 원인은 크게 자연적인 것과 인간 활동에 의한 것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오늘날의 온난화의 주요 원인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메탄 등 온실기체의 농도 증가가 주목받고 있으니 우리 모두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지금 부터라도 우리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나가야 하는데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채식위주의 식탁과, 나무를 많이 심고 분리수거하기와 에어컨 사용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이런 생활의 사소한 관심이 우리의 지구를 살릴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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