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26일
4월 9일 가시오가피 새순을 땄습니다. 잠시 고개 돌리는 사이 새순이 돋을 정도로 봄은 오가피나무의 새순을 틔워 자라게 했습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텃밭이 민둥했었는데 지금은 완전 초록텃밭이 되었습니다.
24일 가시오가피잎이 초록으로 변하여 가지가 거의 보이지 않는 텃밭풍경입니다.
오가피 새순입니다. 마치 아가손처럼 고물고물한데 이때 새순을 채취합니다. 새순의 가시는 부드러워 손이 찔릴 염려가 없지만 혹여 아랫쪽의 굵은 가시에 걸릴 수 있으니 긴팔옷을 착용해야 합니다.
오가피나무는 오갈피라고도 하며 두릅나무과(─科 Araliaceae)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키는 3~4m이고 밑에서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잎은 어긋나는데 3~5장의 잔잎이 손바닥 모양으로 배열되며 가장자리에 잔 겹톱니가 있습니다.
꽃은 가지 끝에 산형(傘形)꽃차례를 이루어 피며 열매는 10월에 검은색의 장과(漿果)로 모여 달립니다.
오가피는 인삼처럼 잎이 다섯 개로 갈라져 있고 효능도 인삼과 비슷해 나무에서 나는 인삼으로 불릴정도로 사포닌을 함유하고 있으며, 약성이 높은 약재로 인정받고 있는데 아스피린보다 진통 완화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염증 제거에 탁월하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효능으로는 혈당조절을 꼽을 수 있는데, 가지를 달여서 차로 섭취하면 당의 수치를 내려주기 때문에 당뇨병 완화와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또 오가피에는 근육과 뼈를 단단하게 하는 아콘토사이드D 가 많아 관절염을 완화하는 효능이 있어 연세 많은 어르신들이 달여 마시면 건강차가 됩니다. 당뇨나 혈류개선에 효능이 있지만 체질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니 개인의 체질에 맞는지 먼저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엄마께서 오가피잎 장아찌를 담가 주신다기에 새순을 들고 친정으로 갔습니다. 그후는 모르는데 제가 오가피새순 장아찌를 담그는 방법입니다.
오가피 장아찌 담그기입니다.
수확한 오가피잎은 잘 씻어 물기를 뺀 후 간장장아찌나 고추장장아찌로 담그면 되는 데, 간장장아찌는 끓인 양념간장은 뜨거울때 부어 밀봉해 두었다 2~3일 간격으로 세번으로 하되 두번째부터는 끓인 양념간장을 식혀 부어주면 됩니다.
오가피향이 강하여 싫다면 오가피잎을 살짝데쳐 하룻밤 정도두어 고들할때 장아찌로 담그면 쓴맛이 약해집니다.
4월 13일
음(엄)나무 새순이 너무 많이 자랐습니다. 가지끝의 새순으로 장만했습니다. 엄마께서 또 장아찌를 담가 주신다네요.
음나무는 오가피보다 가시가 더 사나우며 자라면 잎도 넓습니다. 역시 장아찌를 담글 수 있으며 나물도 가능합니다.
음나무는 두릅나뭇과에 속한 낙엽 교목으로 키는 20m에 이를 정도로 크며 가지에는 가시가 많으며, 줄기에도 가시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잎은 어긋나는데, 단풍나무의 잎처럼 5~9갈래로 갈라지고 잎가장자리에는 조그만 톱니들이 있습니다.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가지에 커다란 가시들이 있어 귀신을 쫓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귀신나무라고 하여 집안에 잡귀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안방 문 위쪽에 가지를 걸어두거나 무당이 굿을 할 때 귀신을 물리치는 도구로 가지를 쓰기도 했다고 합니다.
경상남도 창원시 동읍 신방리 625번지에 자라는 음나무는 키 19m, 사람 가슴높이에서의 나무 둘레 5.4m로서 천연기념물 제164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의 음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06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조금 늙은 음나무새순입니다. 음나무 새순 장아찌도 오가피순과 마찬가지로 장아찌를 담그면 되는데, 역시 엄마께 가져다 드렸습니다.
노인이라고 쉬라고 할 수 없습니다. 쉬는 만큼 빨리 노화가 진행되니 가능한 일은 찾아서 해야 하며 맡겨도 될 일은 맡깁니다. 그래야 엄마가 늙었음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4월 26일
아침에 텃밭으로 갈 때 친정에 들려 만든 찬을 드리고, 나중에 올테니 담근 장아찌 담아 두라고 부탁을 드리고 갈치속젓을 드리면서 머위 따올테니 쌈으로 드셔요하니, 머위도 장아찌 담그면 좋다고 하시기에 머위잎을 많이 땄습니다.
머위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물기가 많은 곳에서 땅속줄기가 옆으로 뻗으면서 자랍니다. 잎은 신장 모양이고 땅속줄기에서 바로 나오며, 지름이 30㎝에 달하고 잎가장자리에는 고르지 않은 톱니들이 있습니다.
잎자루는 60㎝까지 자란라며, 꽃은 흰색이며 이른봄에 비늘처럼 생긴 포(苞)들에 싸인 꽃대 위에서 산방상으로 피는데, 하나하나의 꽃처럼 보이는 것도 실제로는 하나의 두상꽃차례입니다.
- 머위 재배·이용·효능과 머위꽃, 한 달간 살펴보니 2016.04.22
돋나물입니다. 생채를 하기 위해 채취했습니다.
돋나물은 봄밥상에 자주 올리는 식재료로 돌나물의 경상도 방언입니다.
돋나물은 돌나물과(科)에 속한 여러해살이풀로 높이는 15센티미터 정도이며, 줄기 밑에서 가지가 여러 개 나와 땅 위를 옆으로 기면서 자랍니다. 잎자루가 없으며 피침 모양의 잎이 3장씩 돌려나며, 5~6월에 가지 끝에 취산(聚繖) 꽃차례로 노란 꽃이 핍니다. 또 중요한 한가지는 비상약으로 가능한데 잎에서 짠 즙은 벌레에 물렸을 때나 화상을 입었을 경우에 약으로 씁니다.
- 꽃만큼 예쁜 돋나물(돌나물) 2015.04.29
머위쌈을 준비하지만 그래도 쌈채소의 최고봉인 상추가 있어야 할 것 같아 상추와 하얀민들레잎도 뜯었습니다. 그 사이 민들레는 봉긋한 갓털을 만들어 날리고 있습니다.
된장찌개도 있어야 할 것 같아 달래를 캤습니다. 상추밭 두렁에 정성껏 심은 달래인데 번식이 영 시원찮기에 아껴 먹고 있습니다.
오가피잎 장아찌와 음나무잎 장아찌입니다. 텃밭에서 늦게 내려와 친정에 가니 기다리다가 방금 점심상을 치웠다며 엄마는 다시 딸의 밥상을 차려주었습니다. 생선회와 장아찌, 근대된장국 등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장아찌는 조금만 있어도 되는데 엄마는 생선회를 장아찌에 싸 먹으니 별미더라며 자꾸 밥상에 올려주었습니다. 딸 나이가 예순인데 엄마에게는 아직도 철없는 아이로 보이나 봅니다. 오후 3시가 가까웠을 때엄마의 전화를 받고 텃밭을 나섰거든요.
이제 저녁밥상을 차립니다.
잎이 넓은 건 음나무장아찌며 왼쪽의 장아찌는 가시오가피, 뒤의 긴잎은 제가 담근 정구지장아찌입니다. 가시오가피의 잎자루에 난 가시는 전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엄마가 담근 장아찌는 짜지도 싱겁지도 않고 간이 딱 맞았습니다. 음식 잘 하기로 소문난 엄마의 손맛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머위잎자루(대)의 껍질을 벗긴 후 데쳐 흐르는 물에 씻은 후 찬물에 잠시 담가 두었다 잎을 가지런히 하여 꼭 짭니다.
돌나물생채입니다. 달래와 오가피잎, 돋나물과 적갓꽃입니다.
양념은 아주 간단한데요, 고추장에 고춧가루를 조금 넣고 매실액을 넣어 잘 섞은 후 준비된 채소를 넣어 살짝살짝 뒤집어주면 됩니다.
된장찌개입니다. 2월에 구입하여 냉동실에 둔 굴에 표고버섯, 두부를 넣어 끓인 된장찌개입니다. 달래는 고명처럼 올렸습니다.
된장은 서운암 된장입니다.
둘이서 먹은 4월 봄날의 저녁밥상입니다.
상추·민들레잎·오가피잎쌈, 데친 머위쌈, 갈치속젓, 돌나물물김치, 파김치, 돌나물생채, 장아찌3, 정구지지짐, 파래김자반무침, 된장찌개, 오리고기볶음에 제가 먹을 미역국이며 밥은 여전히 느릅나무(건돼지감자, 대추, 헛개나무열매) 끓인 물로 짓고 있기에 잡곡밥이 아닙니다.
얼라아부지는 상추위에 머위를 올린 후 장아찌, 오리고기, 갈치속젓을 올려 걸게 싸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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