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날씨가 좋아 쑥을 캐러 갔습니다.
며칠전 마을 부녀회 총무께서 부녀회 관광을 가는데 쑥떡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방앗간에 부탁하기에는 찜찜하다며 저더러 쑥을 좀 캐 달랬거든요. 쑥절편 2되용으로 쑥은 3kg이 필요하답니다.
그동안 해마다 봄이면 쑥을 캐어 쑥떡을 해 먹긴 했지만 3kg을 캐려면 만만치 않을 듯 했습니다.
거절하지 못 하는 것도 병입니다.
쑥은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으로 근경이나 종자로 번식하며, 전국적으로 분포하며 들에서 자랍니다. 옆으로 벋는 근경의 군데군데에서 싹이 나와 군생하는 줄기는 높이 60~120cm 정도이고 털이 있으며 가지가 갈라지며, 백색 털이 밀생하고 7~9월에 원추꽃차례로 한쪽으로 치우쳐서 달리는 두상화는 황록색입니다.
쑥은 면역력 증강과 해독작용에 좋다고 하는데요, 백혈구는 혈액속에서 해로운 병균을 잡아먹는 세포로 쑥은 이 백혈구의 수를 늘려 면역기능을 높여준다고 합니다. 쑥에 함유되어있는 체네올이라는 성분은 쑥의 특유한 향기를 나타내는데 체네올은 대장균, 디프테리아균을 죽이거나 발육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을 뿐아니라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하여 소화를 돕는 작용까지 하는데 몸이 중금속이나 더러운 독에 의해 오염된 몸을 살균하는 효과 또한 뛰어나다고 합니다.
쑥에 함유되어있는 비타민, 미네랄 등은 간의 해독기능과 지방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피로회복 및 체력개선 기능을 하며, 또 쑥은 몸 안의 냉한 기운과 습한 기운을 내보내는 작용을 하는데 여성이 겪는 만성적인 허리질환의 통증과 어깨 통증 및 냉기와 습기를 해소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여 각종 여성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하니 여성을 위한 식재료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성에게 좋은 봄나물 쑥은 다른 나물에 비해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물입니다. 어린잎으로는 국을 끓이거나 쑥튀김을 하며 떡에 넣기도 하는데, 우리 민속에는 단오 때 쑥으로 호랑이를 만들어 각신(閣臣)들에게 하사하는 풍속이 있었고, 쑥잎을 따다가 짓이겨 멥쌀가루 속에 넣고 녹색이 나도록 반죽하여 수레바퀴 모양으로 절편을 만들어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단오가 아직 멀었지만 마을 부녀회원들을 위해 쑥을 캤습니다.
다행스레 텃밭에는 쑥이 많은데 하나씩 난 쑥이 있는가 하며 무더기로 자라는 쑥도 있습니다.
대략 3kg이 되지 않을까 하며 캔 쑥을 쏟아 다듬었습니다. 2kg이었습니다. 캐고 또 캐고 저울에 달아 보고 부족하여 또 캤습니다. 쑥을 캐어 다듬는데 4시간 정도 걸렸나 봅니다. 오후 시간에는 덥기조차 했기에 힘이 빠지더군요. 친구라도 있으면 말동무라도 될 텐데 혼자하니 그야말로 극한작업이었습니다.
마트바구니가 5kg이었으니 쑥 3kg, 합 3.5kg입니다. 이 쑥은 2kg일때 저울에 단 건데 3kg을 채우니 바구니 가득이었습니다.
집에 도착하여 쑥을 흐르는 물에 서너 번 씻었습니다. 씻으니 시들었던 쑥이 살아나 바구니에 넘쳤습니다.
부녀회 총무에게 전화를 하여 방앗간으로 가지고 가라고 하니, 아직 며칠 여유가 있는데 벌써요 하기에 내일부터 비가 내린다고 하여 캤으니 방앗간에 가져가 삶은 후 냉동보관하여 당일 절편을 만들면 된다고 하니 총무가 왔습니다.
쑥값 14,000원을 주기에 돈 받고는 절대 못 할일이니 돈을 받지 않겠다고 했습니다.시급에도 부족한 쑥값을 받고 쑥을 캐어 파는 분들을 생각했습니다. 농사일도 그렇지만 노동노동 중노동이 쑥캐는 일이었습니다. 요즘은 쑥이 자라 금방 캘 수 있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방앗간에 쑥을 파는 이들은 방앗간에서 받는 금액인 (1.5kg)7,000원보다 더 낮은 값을 받겠지요. 예전엔 도로변에서 쑥을 캐는 이들을 안타깝다는 듯이 봤는데, 쑥 3kg을 캐고나니 (아주 중요한 일이지만)그들이 쑥을 어디에서 캤느냐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14일 일기예보가 빗나가길 바랐지만 출발 할 때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여행지인 남해로 가는 길에 방앗간에 들려 쑥절편을 찾았습니다. 쑥이 많아 3되를 했다네요. 먹기 좋도록 5개씩을 봉지에 담았습니다.
제가 보통 하는 콩고물쑥떡은 1되에 쑥 1.5kg, 절편은 1되에 1.2kg, 쑥설기 1되는 쑥이 1kg이 들어 간다고 합니다.
캐어 다듬는 사이 쑥이 시들었는데 씻은 후 살아나 무게가 더 많이 나간 모양입니다.
쑥을 기부했다고 절편을 다른 회원보다 많이 주더군요. 하여 친정부모님께도 드렸습니다.
절편은 흰떡을 쳐서 잘라낸 떡이라는 뜻입니다. 쑥절편은 멥쌀에 쑥을 넣은 거지요. 쑥이 신선하여 절편색이 곱습니다.
떡만드는 일은 떡방앗간에서 했으니 생략하며, 떡을 큰 도마에 놓고 참기름을 발라 가며 양손으로 길게 막대모양으로 밀어 떡살로 눌러 문양을 찧은 다음 적당한 크기로 썬걸 쑥절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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