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5일
겨울이라고 잡초가 자라지 않는 건 아니지만 언덕의 잡초는 더디게 자랐습니다. 언덕의 잡초를 벨겸 시들어서 대만 남은 식물들도 정리할겸 예초기 작업을 했습니다. 미리 이야기를 해주기에 대상화의 목화를 닮은 터진 씨앗주머니는 미리 사진으로 찍었습니다.
여름부터 이런저런 꽃이 피다보니 주화단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아 두었더니 엉망이 되었습니다. 하얀 덩어리가 대상화 씨앗들입니다.
웅덩이앞쪽과 위의 밭의 잡초를 벤 예초기가 오가피나무 근처로 왔습니다.
진격의 예초기는 활키듯이 동백나무를 스쳤습니다. 그만큼 주의를 주어도 예초기를 들면 화초가 보이지 않나 봅니다.
일을 할 때 거들어야 할 것 같아 대상화를 더 두자고 할 수 없었습니다. 주화단을 사정없이 공격하는 예초기입니다.
그래도 기본 양심은 있어서 꽃이 보이는 식물은 두었습니다. 사실 별수국은 좀 잘라주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이런저런 마른풀이 잘려나가니 남은 화초가 보였습니다. 주변의 키가 큰 화초와 잡초로 인해 보이지 않든 석산의 초록잎이 많았으며 지난해 꽃이 질 무렵 넘어져 죽은 유카에서 여러개의 싹이 나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2년전 10월 초에 핀 유카꽃과 지난해 10월 꽃이 한 번 피었다 진 후 다시 꽃대가 올라오더니 풀 쓰러졌습니다.
화단의 잡초를 베기전과 벤 후입니다. 별수국만 독야청청입니다.
참다래는 돼지감자밭 뒷쪽에 엉겨있기에 돼지감자대를 먼저 잘라야 했습니다. 돼지감자대를 자르면서 뻗은 참다래 덩굴도 자릅니다.
그 사이 오가피나무 하나가 뭉툭해졌습니다.
그걸 다 자를라꼬?
나중에 전지가위로 잘라야 겠소.
거침없는 예초기가 오가피나무에는 손을 들었나 봅니다.
언덕의 잡초를 자르고 나니 텃밭이 인물이 납니다. 잠시라도 소홀하면 엉망이 되는 텃밭입니다.
시들고 있는 산부추와 해국과 소국도 그냥 두었습니다.
여러 식물이 얼어죽기도 했지만 인동초는 꽃을 피웠습니다. 인동초보다 더 튼튼한 닥풀이 얼어 죽었는데 인동초가 꽃을 피운 걸 보니 보기에 강하게 보이는 식물이 꼭 강한 것만은 아닌 듯 합니다. 이렇게 겨울이 되어도 텃밭을 지키는 식물이 있으며 겨울잠을 잔 후 이른 봄에 일어나는 식물도 있습니다. 올 농사는 이렇게 마감을 하나 봅니다. 가끔이야 텃밭에 가겠지만 식물이 흙과 잠드니 저도 겨울잠을 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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