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5일
분홍 애기동백을 만난 후 또 걸었습니다. 얼마쯤 걷다보니 송곳섬쪽에 흑매가 봉오리를 잔뜩 달고 있었으며, 그 아래에서 약간 비켜 연분홍 매화가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렸습니다.
매화는 매실나무의 꽃으로 열매가 달리는 나무는 열매이름 뒤에 나무를 붙여 매실나무, 사과나무 등으로 불리지만 매화나무는 열매보다 꽃을 보기 위해 식재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매화나무는 장미과로 음력 섣달에서 이듬해 2~3월까지 가지에 1~2개씩 달려 피며, 하얀색, 분홍색, 흑색 등의 색깔로 피며 홑매화 겹매가 있습니다. 올해는 겨울이 예년과 달리 포근하다보니 음력 섣달에 이미 여러 곳에서 매화가 피었는데 지금 만나는 연분홍 매화도 섣달에 핀 매화입니다. 우리가 만난날이 음력 정월 초하루였으니까요. 매화는 이렇게 두 해를 이어 피며 겨울과 봄 두 계절에 걸쳐 피는 꽃입니다.
여기는 부산 평화공원입니다. 차도를 달릴 때 스쳤기에 이 연분홍 매화를 만나기 위해 유엔공원을 디귿자로 걸어 다시 평화공원을 기역자길을 오래 걸었습니다. 옆으로 백매화 여러나무가 있었지만 이제 피어나고 있으며, 울타리가 있었기에 가까이 다가갈수는 없었습니다.
매화나무 가까이 다가갈 수 없어 대부분 줌을 이용하여 찍었으며 위치상 역광으로 찍은 매화도 있습니다. 나름 예술을 하고 싶었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았습니다.
연분홍 매화는 색상이 아주 매력적이었습니다. 마치 봄의 신부같기도 하고 봄이 막 도착한 것 같기도 했으며, 꿈처럼 아지랑이처럼 피어 오르는 듯 하기도 했습니다.
연분홍 매화 맞은편의 작은 동산은 등대섬이며 연못과 벤치가 있어 산책객들이 쉬기도 하는 평화공원은 이름 그대로 평화로운 공원이었습니다. 연분홍 매화에게서 떨어져 걷는데 얼라아부지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해가 지니 주차장으로 오라고. 사진을 찍을 때 계속 따라다니면 제대로 찍지 못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은 따로 놀다보니 혼자 마음껏 누비며 꽃을 만날 수 있어 좋습니다. 유엔공원에서 평화공원으로 갈때는 한없이 먼길이었는데 평화공원에서 여러 꽃을 만나 놀다보니 금방 주차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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