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7일 ~ 4월 7일
집을 나서니 여전히 비가 살풋살풋 내리고 있었습니다. 작업복을 입었으니 도리없이 텃밭으로 갔습니다. 텃밭을 둘러본 후 머위순이 좋기에 머위순을 꺾었습니다. 하얀 꽃잎은 풍개꽃의 낙화입니다.
머위를 우리 동네에선 머구라고 합니다.
어린순은 대의 껍질을 벗기지않고 바로 데쳐 나물을 할 수 있으며, 쪄서 쌈으로 먹고 장아찌도 담금니다. 대가 자라면 대의 껍질을 벗겨야 하는데 줄기는 들깨를 넣고 머위탕을 만들어 먹으며, 꽃송이는 찹쌀을 묻혀 튀겨 먹기도 하며 머위꽃차를 만들기도 합니다. 스트레스가 많은 요즘 편두통을 앓는 이들이 많은데요, 편두통에는 뿌리를 달여 마시면 효과가 있다고 하니 머위는 잎, 꽃, 줄기, 뿌리 어느 것 한 가지도 버릴 것이 없는 착한 식재료인 동시에 약재입니다. 요즘 머위잎을 데쳐 갈치속젓으로 싸먹는데 쌉싸름한 맛이 좋아 자꾸 손이 갑니다.
머위는 국화과 > 머위속의 여러해살이풀로 세계적으로는 중국, 일본, 러시아 등지에 분포합니다. 꽃줄기는 곧추서며 잎 모양의 포가 어긋나게 달리며, 잎은 땅속줄기에서 몇 장이 나며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습니다.
꽃은 3-4월에 산방꽃차례로 달리는데 햇볕이 잘 드는 나지나 공터, 논 밭 주변, 민가 근처에서 자랍니다.
3월 하순 머위가 꽃을 피울 준비를 합니다. 이른 봄 잎이 나올때즈음 근경 끝에서 꽃줄기가 나와서 많은 두상화가 달리는 머위는 잎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주먹만한 봉오리가 어느날 불쑥 올라왔습니다. 색은 머위는 막 올라올땐 자주빛이 도는 녹색인데, 머위꽃봉오리는 연두색입니다.
머위옆에 현호색이 피어 있었습니다. 현호색은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 제법 자생하는데 뿌리가 여기까지 뻗은 모양입니다.
머위잎이 작으며 대가 굵지 않으니 껍질을 벗기지 않고 깨끗이 씻어 장아찌를 담글겁니다.
씻어 가지런히 담느라 팔이 아플 지경이었습니다만 가지런히 담아 놓으니 보기 좋습니다.
가을이 채소를 말리는 계절이라면 봄은 장아찌를 담그는 계절입니다. 장아찌를 즐기지는 않지만 서운한 마음이 들까봐 해마다 조금씩 담급니다.
간장에 물을 넣어, 설탕, 식초, 매실청으로 간을 맞추었습니다. 각 가정마다 담그는 방법이 있으니 음식의 재료와 만드는 과정은 정답이 없습니다.
간을 맞춘 양념장을 팔팔 끓여 뜨거울 때 용기에 담아 둔 머위에 쏟아 붓습니다.
2~3일 간격으로 두 번 더 하면 일년이 지나도 맛이 변치않는 장아찌가 됩니다.
4월 3일, 숨이 죽은 장아찌양이 적었기에 다른 용기에 옮겼으며 마지막으로 양념장을 끓여 식힌 후 부었습니다.
친정에도 드리고 우리집 밥상에도 올린 머위장아찌입니다.
4월 4일
음나무순을 땄습니다. 가죽나물순도 조금 자랐기에 함께요.
음나무는 두릅나무과(─科, Araliaceae)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엄나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다. 아시아가 원산으로 해발 400~500m 부근의 한국의 산지에서 볼 수 있으며 가지에 가시가 많고 수피는 암회색입니다. 잎은 원형으로 길이와 폭이 각각 10~30cm에 이르며 황록색의 꽃이 핍니다. 독특한 맛과 향을 내는 어린순은 나물이나 장아찌로 담급니다. 한방에서는 수피를 채취하여 약재로 이용한다고 합니다.
붉은기가 도는 잎은 가죽나물순입니다.
저는 향이 역겨워 먹지 않지만 얼라아부지는 즐기는 편이다보니 음나무순과 함께 가죽나물순도 장아찌를 담글 겁니다.
음나무순을 채취한 후 음나무 가지를 잘랐습니다. 나무가 너무 높으면 순을 딸 때 힘들기 때문입니다.
머위잎 장아찌와 마찬가지 밥법으로 음나무순 장아찌를 담급니다.
4일날 일을 워낙 많이 했기에 많이 피곤했지만, 채취한 재료를 버릴수 없어 늦은 밤에 간장양념장을 끓여 음나무순과 가죽나물순에 부어 두었습니다.
7일, 두 번째 간장양념장을 끓여 식힌 후 부어 두었는데 한 번 더 끓여 부어주면 1년 밑반찬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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