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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김달진 문학관

월요일의 열무꽃

by 실비단안개 2006.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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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머리가 잠시멈춤 하였나......

공원과 박물관만 생각하였다.

얼마만의 방문인데 싸리문이 채워졌다.

문학관은 살짝 밀치고 들어 갔지만, 생가는 까치발을 하여 팔을 최대한 뻗어 열무꽃 풍경을 담았다.

어쩌면 월요일의 특혜인가, 이웃집 옥상에 올라가 한컷하기도 하였다.

 

6월의 열무꽃 위로 시인님의 시처럼 하얀나비가 꽃잎처럼 날고 있었다.

 

 

 

 

 

 

 

열무꽃 - 김달진

 

가끔 바람이 오면 

뒤울안 열무 꽃밭 위에는 

나비들이 꽃잎처럼 날리고 있었다.

가난한 가족들은

베적삼에 땀을 씻으며 

보리밥에 쑥갓쌈을 싸고 있었다. 

떨어지는 훼나무 꽃 향기에 취해 

늙은 암소는

긴 날을 졸리고 졸리고 있었다.

매미소리 드물어 가고

잠자리 등에 석양이 타면

우리들은 종이등을 손질하고 있었다.

어둔 지붕 위에

하얀 박꽃이

별빛따라 떠오르면

모깃불 연기이는 돌담을 돌아

아낙네들은

앞개울로 앞개울로 몰려가고 있었다.

먼 고향 사람 사람 얼굴들이여

내 고향은 남방 천리

반딧불처럼 반짝이는 생각이여.

 

 

 

 

 

 

 

 

바람개비꽃

 

 

논에 물을 댄다고 그런가, 시내가 흉년이라 빨래하는 아낙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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